"선물 줄게 뒤돌아봐"…여고생의 목 9차례 찌른 10대…형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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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4.13. 오전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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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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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준비·인적 드문 장소 불러내…8개월간 치밀한 범행 계획
검찰, 소년법 최고형 징역 20년 구형…유족 "최고형 상향해야"
사천 크리스마스 살해 사건'의 10대 여성 피해자의 엄마 박모씨가 10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앞에서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있다. 2025.4.10/뉴스1 한송학기자


(진주=뉴스1) 한송학 기자 = "좋은 것 줄 테니까 뒤돌아봐."

10대 여고생은 선물을 기대하고 뒤돌아섰고, 또래 남성은 무차별 흉기를 휘둘러 여고생을 살해했다.

A 군은 뒤돌아선 B 양의 목 부위를 9회 찔렀고 의식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복부를 8회 찔렀다.

B 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A 군은 범행 후 자해를 시도했지만, 경상을 입었다.

2024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날 오후 9시쯤 경남 사천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벌어진 참극이다.

A 군과 B 양은 일면식은 없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4년간 교류하던 사이로 첫 대면 자리에서 A 군은 B 양을 살해한 것이다.

살해 동기는 근거 없는 소문에서 비롯됐다. A 군은 B 양에 호감을 갖고 있었고 지난해 4월 B 양이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의심해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A 군은 흉기와 휘발유를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등 8개월간 범행 방법을 고민하고 치밀하게 계획했다.

범행 10여일 전에는 B 양에게 성탄절에 만나자고 제안하고 B 양의 거주지도 확인했다.

사건 당일에는 준비한 범행 도구를 챙겨 당시 자신이 거주한 강원도 원주에서 버스를 타고 사천까지 왔다.

휘발유는 범행 후 분신을 시도하기 위해 챙긴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파악됐다.

A 군은 인적이 드문 장소로 미리 범행 장소를 정했다.

B 양은 인파가 붐비는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보자고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하고 범행 장소인 아파트 주차장으로 나오도록 했다.

범행 직전에는 범행 도구가 들어 있던 가방을 미리 내려놓기도 했다.

B 양을 만난 A 군은 선물을 줄 것처럼 뒤돌아서라고 했고 뒤돌아선 B 양에게 다가가 흉기로 목을 9회 찔렀고 B 양이 살아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복부를 8회 찔러 결국 죽음에 이르게 했다.

검찰은 A 군의 첫 재판이 열린 지난 10일 소년법상 최고형인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위치추적과 전자장치 등 부착 명령 20년과 보호 관찰 명령 5년도 법원에 요청했다.

검찰은 "B 양은 A 군이 자신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강원도에서 온다는 말을 듣고 들뜬 마음으로 피고인을 마중 나갔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어두운 주차장에서 뒤돌아서라는 요구에 순순히 응했고, 선물을 받기 위해 뒤돌아선 B 양은 목과 복부를 흉기에 찔렸다"고 범행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B 양은 외동딸로 하나뿐인 자녀를 범죄로 잃은 부모의 고통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며 "A 군은 범행 당시 소년이지만 18세를 불과 4개월 앞둔 상태였다. 살해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엄정한 법 집행으로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 양측은 재판부에 A 군의 엄벌을 촉구했다. 검찰에서 가장 무거운 형으로 구형하면서 이 사건을 가장 엄중한 범위 내에서 처벌하기를 요청했다.

이날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앞에서는 A 군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B 양 모친은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눈물로 낭독하면서 소년범에 대한 법정 최고형 상향도 촉구했다.

A 군의 선고 공판은 5월 1일 오후 1시 50분 진주지원 201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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