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방향만 다르다”... ‘윤석열차’, 외신 만평 표절 주장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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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0.05. 오후 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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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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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은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금상(경기도지사상) 수상작, 우측은 영국 일간지 ‘더 선’에 실린 만평/인터넷 캡처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고등학생의 그림 ‘윤석열차’가 금상을 수상해 논란이 된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해당 작품이 영국 일간지 정치 풍자 만화를 표절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5일 여러 소셜미디어 및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윤석열차가 영국 ‘더선’의 한 논평 기사에 첨부된 만평과 비슷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러스트를 보면,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의 얼굴을 한 기차 위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으로 보이는 인물이 석탄을 넣고 있다. 오른쪽 상단에는 “폭주하는 기관차가 탈선했고, 그는 OOO을 날려버렸다”라는 문구가 적혀져 있다. 하단에는 “총선”이라는 문구가 적힌 표지판이 놓여있다.

해당 일러스트는 2019년 당시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를 강행하기 위해 조기 총선을 추진하자 이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존슨 총리는 금발 머리와 거침없는 발언 탓에 ‘영국판 트럼프’라고 불리기도 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존슨 총리 취임 이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영국의 새 총리가 된 보리스 존슨을 축하한다”고 전하며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윤석열차 작품에는 윤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열차에 부인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여성이 조종석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그 뒤로는 검사 복장을 한 남성들이 긴 칼을 든 채 기차 창 밖으로 몸을 내밀고 있다. 열차 앞에는 시민들이 놀란 표정으로 두 손을 머리 위로 들고 달아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네티즌들은 두 그림을 나란히 배치한 사진을 공유하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기차 방향만 바뀌었지, 구성은 똑같다” “보리스 총리와 윤 대통령의 얼굴 그림체조차 비슷하다” “이건 정치색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문제가 아닌 표절에 대한 문제”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다른 작가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장면을 인용하는 ‘오마주’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다만 여기에 대해서도 “통상 오마주는 누구나 알 만한 거장의 작품을 인용한다. 대다수 사람이 모르는 영국 일간지 논평 구성을 차용한 뒤 원작자 표시도 안 한 것은 표절에 불과하다”는 반박이 나왔다.

이와 관련, 김종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을 통해 “(수상 기준에) 독창성과 신선함, 재미, 감동, 공감대, 대중성, 표현의 참신함 등을 본다고 돼 있는데, 이 그림은 2019년 ‘더선’ 일러스트에 나온 트럼프와 보리스 존슨을 풍자하는 내용을 그대로 표절했다”며 “(주최 측이) 금상을 줬는데, 심사위원들이 ‘더선’ 일러스트를 못 봤거나 검증을 소홀히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차는 지난달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린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전시됐다. 이후 해당 작품에 정치색이 지나치게 개입되어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부천국제만화축제 소관부처 문화체육관광부가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난다”며 “엄중히 경고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관련 논란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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