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된 보상 못받아서?”…푸틴 계속 겨냥하는 바그너그룹 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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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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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브게니 프리고진. UPI·연합뉴스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 러시아군 수뇌부를 잇달아 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전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를 점령했음에도 ‘약속된 보상’을 받지 못해서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현지 시간)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러시아 국영 매체가 바그너그룹 언급을 금지했다’는 기자의 말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낸 입장에서 "전쟁을 시작하려면 인격(character)과 의지, 강철 같은 배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특히 ‘익명의 관료’를 대상으로 했다가 ‘익명의 한 사람’으로 바뀌었는데, ISW는 프리고진의 발언 내용으로 미뤄볼 때 그 대상이 푸틴 대통령일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프리고진은 최근 들어 ‘불만’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바흐무트 점령 지연은 러시아 국방부가 탄약 지원을 미뤘기 때문이라는 발언 등이 대표적이다.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러 그룹의 텔레그램 영상 메시지에서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가운데)이 용병들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ISW는 "프리고진이 푸틴 대통령의 권위와 그의 체제를 다시 한번 간접적으로 깎아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프리고진은 푸틴이 바흐무트 점령에 대한 약속된 보상을 주지 않고 있어서 공격하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고진 입장에서 볼 때, 러시아 국방부는 이달 9일 전승절에 맞춰 바흐무트 점령이 이뤄지게 하기 위해 진작에 점령 직전 단계까지 간 바그너그룹을 수일에서 수주에 걸쳐 방해했을 수 있다고 봤다. 또, 푸틴 대통령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기 위해 이런 국방부의 행동을 눈감아줬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ISW는 "프리고진의 이날 발언과 그의 이전 행동은 바그너그룹 소속원들로까지 러시아의 재래식 군사력을 확대하거나 군 간부들을 대체하려는 그의 구상을 보여준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바그너그룹이 이날 러시아 중부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개최한 것으로 알려진 ‘친(親)바그너 행진’도 러시아군과 바그너그룹의 갈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ISW는 바그너그룹 지지자들이 현지 당국의 금지 방침에도 불구하고 100∼150대의 차에 나눠타고 바그너 기념물까지 행진한 뒤 헌화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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