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12월 물가 8.6% 올라…10월 정점 찍고 상승세 더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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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1.04. 오전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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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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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물가 7.9% 상승…통일 이후 역대 최고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독일의 12월 소비자 물가가 1년 전보다 8.6% 올라 다시 한 자릿수를 회복하면서 상승세가 더욱 둔화했다.

지난해 소비자 물가는 7.9% 상승해 동서독 통일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독일 통계청은 3일(현지시간) 독일의 12월 소비자물가(속보치)가 1년 전보다 8.6% 상승해 전달 10.0%보다 상승률이 둔화했다고 밝혔다.

유가가 하락한 덕택도 있지만, 독일 정부가 가스 가격 제동장치를 도입하고, 가스를 사용하는 가구에 12월 난방비를 대신 내준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평균 물가상승률 예상치 9.1%보다 둔화 폭이 컸다.

독일의 물가는 지난 9월 처음 10.0%를 기록, 10%대로 올라선 뒤 10월에 1951년 12월 이후 71년 만에 최고치인 10.4%를 기록했다가 11월 10.0%를 기록하면서 다시 상승 폭을 줄였었다.

12월에 에너지 가격은 1년 전보다 24.4% 올라 전달(38.7%)보다 오름폭이 축소됐다. 이는 유가가 지난여름에 비해 뚜렷하게 하락한 덕택이다.

식료품 가격은 1년 전보다 20.7% 상승했고, 서비스 물가는 3.9% 올랐다.

독일 정부는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일반가구가 올해 3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사용하는 가스 가격 상한을 현재 신규계약체결 가격의 절반 정도로 정하고, 12월 가스요금은 정부가 내주기로 했다.

독일의 지난해 물가는 7.9% 상승해 1990년 동서독 통일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1년 물가상승률은 3.15%에 불과했다.

독일 경제전문가들은 올해에는 물가 상승세가 소폭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경제연구소(IfW)는 물가상승률이 5.4%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 슈퍼마켓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세 둔화에도 긴장을 풀기에는 이르다는 전망을 했다.

울리히 카터 데카방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정부가 도입한 가스 가격 제동장치 덕택에 물가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올해 1월에는 다시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이라며 "이후 연간 상승세가 계속 둔화하겠지만, 둔화의 정도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물가가 다시 안정되려면 최소 2~3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홀거 슈미딩 베렌베르크 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인플레이션에서 최악은 견뎌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아직도 숨통이 완전히 트이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구수가 독일 최대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상승률은 11월 4.6%에서 12월 4.9%로 상승세가 빨라졌다.

그는 "이는 에너지 부문 밖 기업들이 전기요금과 난방비, 운송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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