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번아웃 왔다. 시합 조절 많이 할 것"

입력2023.10.17. 오전 7:22
수정2023.10.17. 오후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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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외 무대에서 92번째 공식전을 치른 최정 9단. "번아웃이 온 지 오래되어서 내년에는 시합을 조절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상 신호 느낀 스타 기사의 충격 선언
"야간대국은 많이 조절해야 될 것 같아"


(한게임바둑=한창규 기자) "사실 몸이 많이 안 좋다. 여러 면으로 번아웃이 온 적이 오래되어서 내년에는 시합 조절을 많이 할 것 같다. 특히 야간대국은 많이 조절해야 될 것 같다."

'바둑 여제' 최정 9단에게 이상 신호가 왔다. 최정 9단은 16일 저녁 바둑TV에서 열린 제7기 해성 여자기성전 본선 16강전 종료 후에 가진 승자 인터뷰에서 최근 컨디션에 대해 이같이 대답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모습이 간간이 비쳐지기는 했지만 공개적으로 이 같은 속내를 밝히기는 처음이다. 이달 27번째 생일을 보낸 최정 9단은 10년 넘게 국내 여자바둑계를 평정해 오면서 쉴 새 없는 승부를 벌였다.

국내외를 넘나드는 공식전은 물론이고 비공식전으로 분류되는 이벤트 대국, 각종 행사의 초청 기사로도 바쁘게 움직였다. 스타 기사로서의 숙명이기도 했다.

전년도 우승자 최정 9단은 지난 2월 입단한 9살 아래의 신예 김민지 초단과 첫 대결을 벌였다. 좋아하는 스타일로 판이 짜이면서 큰 고비 없이 풀어나갔다.


여자기성전 16강전은 올해 자신의 92번째 공식전이었다. 사흘에 한 판꼴로 대국한 셈이다. 앞으로 국내기전 외에도 삼성화재배 본선, 중국에서 열리는 오청원배 준결승(승리 시 곧바로 결승) 등의 굵직한 일정이 연말까지 잡혀 있다.

최강의 여자기사이자 최고 인기 기사 최정 9단의 건강 이상은 바둑계로서는 충격적이다. 사실 지난해 창설됐던 뉴스핌 GAM배 여자바둑최강전은 올해 열리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원사 측은 연말 개막을 예정하고 보다 흥미로운 대회를 만들기 위해 일찍부터 다각도로 준비해 왔는데 올해는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근본 사유는 불참 의사를 밝힌 최정 9단의 행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막강한 '티켓 파워'를 가진 최정 9단이 참가하지 않는 대회는 후원 가치로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밝힌 최정 9단이 앞으로 어떤 대회를 나오고 어떤 대회를 나오지 않을지 몰라도 기전을 개최하고 유치하는 데에 여파가 없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시행 중인 야간대국은 여자기전이 다수다). 앞서 최정 9단은 "힘들어서 쉬고 싶다. 지금은 쉬어야 할 타이밍 같다"며 지난 4월의 LG배 예선에 불참하기도 했다.

지난해 뉴스핌 GAM배 시상식에서의 최정 9단. 김은지 7단(오른쪽), 허서현 4단(왼쪽) 등과 팀을 이뤄 우승을 합작했다.


한편 여자기성전은 디펜딩 챔피언이기도 한 최정 9단이 다섯 번째 우승을 노리는 기전. 올해 입단한 신예 김민지 초단을 꺾고 8강에 올랐다. 입맛에 맛는 스타일로 이끌면서 154수 만에 불계승했다.

최정 9단은 국후 "판이 두텁게 짜이면서 중앙 흑대마를 양분했을 때에는 확실히 우세해졌다고 생각했다"는 감상을 말했다. "제 돌은 두텁고 상대 돌은 엷어서 득을 볼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8강에서는 조혜연-김수진의 승자와 대결한다. 119개월 연속 여자랭킹 1위를 독주 중인 최정 9단은 6위 조혜연 9단에게 9승2패로, 24위 김수진 6단에게 7승2패로 앞서 있다.

"뭔가 5회(다섯 번 우승)라는 숫자는 욕심이 나고 올해도 잘해 보고 싶다"는 최정 9단은 "두 분 다 강하신데 최근에 김수진 사범님한테 진 아픔이 있어서 다시 두고 싶기도 하고 피하고 싶기도 하고 그런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최정 9단의 연간 최다 대국수는 지난해 기록했던 105판이다.


한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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