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건 신고 '괴소포' 열어보니 '텅'…"독성 물질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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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7.24. 오후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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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 실적 부풀리는 허위 거래 추정
경찰 "국방과학연구소 분석…이상 없어"
전국에서 이날 전날까지 2058건 신고
[광주=뉴시스] 구용희 기자 = 전국 곳곳에서 독성 물질이 들어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노란색 괴소포가 배달됐다는 신고가 2000건 넘게 접수된 가운데, 아직 화학물질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지난 22일 오후 광주시의회 5층에서 정체불명의 해외 소포가 배송돼 보건 당국이 화학 반응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2023.07.22. persevere9@newsis.com
[서울=뉴시스]전재훈 위용성 기자 = 전국 곳곳에서 독성 물질이 들어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노란색 괴소포가 배달됐다는 신고가 2000건 넘게 접수된 가운데, 아직 화학물질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은 24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괴소포 내용물 분석 결과 화학물질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위독성 여부를 (검토)했는데 없는 걸로 확인됐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2차 정밀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울산 건 외에 유독성 여부가 신고된 건은 없고, 확인된 건도 없다"고 설명했다.

해당 우편물을 두고 독성 물질 테러 등 의혹이 불거졌지만, 경찰은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해외의 온라인 판매자가 판매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유출된 개인정보를 활용해 물건을 보내는 허위 거래다.

경찰 관계자는 "브러싱 스캠으로 추정하는데, 국내 주소를 어떻게 알았는지 등 의심되는 부분에 대한 법적 검토를 포함해 (중국과) 공조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괴소포의 정확한 발송지 추적 등을 위해 중국 공안에 공조를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송된 정체불명 소포 관련 경찰 신고는 전날 오후 5시까지 전국에서 2058건이 접수됐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641건으로 가장 많은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 506건, 인천 98건까지 합하면 전체 신고 건수 중 60.4%가 수도권에 몰렸다.

이외에도 ▲경북 98 ▲충남 94 ▲전북 84 ▲대구 73 ▲충북 71 ▲부산 70 ▲대전 70 ▲전남 58 ▲광주 57 ▲울산 51 ▲경남 36 ▲강원 30 ▲제주 12 ▲세종 9 순으로 신고 건수가 많았다.

[경북=뉴시스] 정체불명 우편물. (사진=경북경찰청 제공) 2023.07.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해당 우편물에는 'CHUNGHWA POST'라는 글귀가 적혀 있고, 발신지로는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로 표기돼 있다. 발신지가 말레이시아나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으로 표시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편물 안에는 완충제만 들어있거나, 아예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냄새가 없는 반죽 형태의 물체나 화장품 모양의 물건이 들어 있는 경우도 전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의 판매자가 타이완을 소포 경유지로 두고 한국에 물건을 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일 울산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 기체 독성 물질이 들어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배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시설 직원은 속이 불편하고 손발이 저리는 등 증상을 보였으나 회복돼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신고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유사한 신고가 이어졌다.

지난 21일에는 서울 중구 명동의 서울중앙우체국에선 타이완발 노란색 소포가 발견돼 건물이 한 때 전면 통제되고 이곳에 있던 직원들과 민원인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은평구, 광진구, 용산구, 남대문구, 송파구 등에서도 유사한 신고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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