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고학력자 늘었다… "취업 문턱 높아지고 전문화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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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5.08. 오후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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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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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건설정책저널 49호 - 건설업 고용 현황과 취업자 전망' 보고서를 통해 최근 건설업계 종사자 사이 50대 이상의 근로자가 늘어나며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고령화 현상에도 고학력 근로자와 상용 근로자는 늘어났는데, 이는 추후 예상되는 건설업 취업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사진=뉴시스
건설업계 근로자 중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고학력 근로자 또한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용직 근로자가 많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건설 현장에서의 정규직 근로자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고령화와 정부의 저탄소 건축물 정책 시행의 영향으로 추후 건설업 취업자 수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나 보다 강화된 전문성이 요구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8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건설정책저널 49호'에 실린 '건설업 고용 현황과 취업자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업계 종사자의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추후 건설 인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종합 건설업 취업자는 2018년 이후 현재까지 감소하고 있지만 전문직별 건설업은 2017년 이후 지속해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직별 건설업이란 도급계약을 통해 토목시설·건물 건설과 관련한 특정 부문의 공사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부문을 말한다.

한국표준산업분류에서의 건설업 취업자 수 추이를 살펴보면 2013년 59만2000명에서 2017년 80만2000명까지 늘어난 후 점차 줄어들기 시작해 2021년에는 67만5000명에 머물렀다. 전문직별 공사업은 2013년 118만8000명에서 2016년 111만3000명으로 감소했지만 2017년부터 증가해 지난해 141만6000명을 기록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최근 50대 이상 근로자가 늘어나는 고령화가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50대 이상이 42% 미만이던 2013년과 달리 지난해에는 절반이 50대 이상 근로자였다. 종합 건설업에서 50대 이상이 50% 이상이 된 시점은 2017년 이후였고, 전문직별 건설업에서는 2021년이었다.

정재현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전문직별 건설업에 더 젊은 취업자가 많지만 40대 이후 인구가 점점 감소하면서 고령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령화 현상에도 고학력 근로자 비중은 늘어나는 추세다. 종합 건설업의 경우 2016년 대졸자 비중이 24.6%, 고졸자 비중은 42%였으나 2017년을 기점으로 대졸자 비중은 증가하고 고졸자 비중이 점차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대졸 근로자가 29.2%로 늘어난 반면 고졸 근로자는 38.4%로 줄었다.

전문직별 건설업은 2013년에 고졸은 54.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중졸 이하가 19.6%로 두 번째로 비중이 높아 고학력 비중이 적은 산업이었다. 이후 고졸 비중은 점차 늘어 2017년 57.3%로 집계됐고 중졸 이하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대졸자와 전문대 졸업자의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고졸자 비중은 52.2%로 여전히 절반 이상이었으나 대졸자(19.2%) 전문대졸(14.4%)이 뒤를 이었다.

정 부연구위원은 "2017년까지 종합 건설업에서 취업자 증가는 일용근로자 비중을 증가시켰지만 이후 전문직별 건설업 취업자 증가와 종합 건설업 취업자 감소는 오히려 상용근로자 비중과 고학력 취업자 비중을 늘리는 데에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 취업자의 종사상 지위별 구성 측면에서는 점차 정규직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2017년 종합 건설업에서의 상용근로자 비중은 37.3%, 일용근로자는 47.7%로 일용근로자의 수가 더 많았으나 이후 취업자가 전반적으로 줄어들면서 일용근로자 비중은 감소하고 상용근로자 비중이 점차 늘었다. 지난해 종합 건설업 상용근로자 비중은 48.4%이고 일용근로자 비중은 36.1%로 감소했다.

전문직별 공사업에서도 상용근로자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일용근로자 비중은 줄었다. 2013년 각각 30.7%과 24.9%였던 상용근로자와 일용근로자 비중은 지난해 39.9%와 21.3%로 바뀌며 종사상 지위의 변화를 보였다. 정규직으로의 취업자 수가 증가하면 일자리 안정성이 커지고 숙련도가 향상된다는 장점이 있으나, 지금처럼 고령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의 상용근로자 증가는 인력공급 제약요인으로 작용해 중장기적으로 종사자 수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정 부연구위원은 "건설공사비 상승으로 실질 건축 물량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건설업 취업자 수도 앞으로 감소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2020년 공공부문에서 단계적으로 시작된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제'는 올해부터 연면적 500㎡ 이상 공공건축물과 30가구 이상 공공 분양·임대 주택에 의무화될 예정이다. 인증제는 건설업계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시키지만 제로에너지 건축물 건축과정이 일반 건축물보다 더 많은 비용과 관련장비를 필요로 하기에 실질 건설 물량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 취업자 수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됨에도 상용근로자 증가와 고학력 비중의 증가는 건설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저에너지 건축물은 기존 건축물보다 더 많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데 이어 추후 건설업계에서도 디지털 전환이라는 파고는 피할 수 없으므로 건설 인력의 전문성은 더욱 강화될 수 밖에 없다.

정 부연구위원은 "취업자 수는 감소하지만 전문성 강화로 건설업 일자리의 질을 높일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건설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체계적인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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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머니S 건설부동산부 정영희 기자입니다. 많이 듣고 신중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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