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아기의 신체 일부가 심각하게 커진다면 ‘기생 태아’ 가능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기생 태아는 아기의 몸에서 또 다른 태아가 자라는 것을 말한다.
중국 베이징대학교 국제병원에 따르면 키가 70cm, 체중이 13.5kg인 1세 여아는 머리가 커지면서 제대로 앉거나 서 있을 수 없어 병원을 찾았다. 머리둘레는 무려 56.6cm였다. 여아의 엄마가 임신 33주 차에 산전 검사를 받은 결과, 태아의 머리둘레가 다른 태아에 비해 크다는 것을 확인했고, 임신 37주 차에 제왕절개를 통해 아기를 낳았다. 병원 입원 후 CT(컴퓨터 단층촬영)를 실시한 결과, 두개골 내에 여러 뼈조직 그림자가 확인됐다. 의료진은 이를 제거하기 위해 여아의 머리를 절개했다. 그런데 아이의 뇌에서 입, 눈, 머리와 머리카락, 몸, 팔, 손, 발과 같은 기관을 보이는 미성숙한 태아가 자라고 있었다. 태아의 길이는 18cm였고 기형적 모습이었다. 여아는 수술 후 뇌 손상이 심해 의식을 잃고 발작을 일으키며 12일 만에 사망했다. 의료진은 “뇌에 기생 태아가 자라고 있다면 생명이 위험하다”며 “기생 태아는 수술로 제거할 수 있으며, 복부에 주로 생긴다”고 했다. 이어 “두개골 속에서 자라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체로 완전 회복이 가능하다”고 했다.
‘태아 속 태아’라고도 불리는 ‘기생 태아’는 출생아 50만 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매우 드문 현상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사례는 약 200건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일란성 쌍둥이가 임신 초기에 완전하게 분리되지 못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쌍둥이 중 상대적으로 큰 배아에 작은 배아가 흡수되면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세포 분열이 지연되면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기생 태아는 진정한 의미의 생명체로 보지는 않는다. 살아남아도 정상적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태아의 신체 장기를 눌러 건강을 위협한다. 사례 속 여아처럼 태어난 후 발견되거나, 임신 후기에 초음파 검사를 통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기생 태아는 몇 주, 또는 몇 달씩 발육 과정을 지속하기도 한다. 또한 다른 신체 부위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가장 흔한 사례는 아기의 복부에 태아가 남는 것이다. 이 경우 사례 속 아기가 태어난 후 수술을 통해 안전하게 제거하는 편이다. 지난 2022년에는 인도에서 생후 3주 여아의 배에서 무려 8명의 태아가 발견되기도 했다, 여아는 수술받은 후 회복됐다.
이 사례는 ‘미국 의학 사례보고서(American Journal of Case Reports)’에 게재됐다.
세 줄 요약!
1. 중국의 1세 여아가 머리가 비대해져 목을 가누고 서 있을 수 없어 병원을 찾음.
2. 검사 결과 ‘뼈조직 그림자’가 확인됐고, 수술로 18cm의 기생 태아를 제거했으나 여아는 수술 후 12일 만에 사망함.
3. 기생 태아는 쌍둥이가 완전한 분리를 못 했을 때. 세포 분열이 지연되며 발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