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문화(도올 김용옥 '왕의 남자'영어로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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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도올 김용옥 씨
도올 김용옥 '왕의 남자' 영어로 번역

영문 제목 'The Royal Jester'로 확정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 도올 김용옥 순천대 석좌교수가 영화 '왕의 남자'(감독 이준익, 제작 이글픽쳐스ㆍ씨네월드)의 영문 번역자로 나섰다. 김 교수가 선택한 '왕의 남자' 해외판 제목은 'The Royal Jester'.

이준익 감독은 "칸 영화제 출품 및 해외 시장을 겨냥해 영어 번역을 해야 하는데 김용옥 선생께서 번역을 자청해주셨다"고 밝혔다. 현재 초고 번역을 모두 끝마친 상태다.

김 교수는 1월 영화 개봉 초기 '왕의 남자'를 관람했고, 깊은 인상을 받아 이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는 우리 문화 콘텐츠를 해외에 제대로 알리려면 번역이 중요하다고 역설했고, 이 감독의 부탁을 받자 흔쾌히 응한 것.

김 교수가 영화 영역을 맡은 것은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에 이어 두번째. 당시 '취화선'으로 임 감독은 2002년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김 교수는 2일 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작은 주의만 기울이면 우리 문화 콘텐츠가 더 풍성해진다. 번역에 따라 풀이도 달라지고 전달하는 파워도 달라진다. 이런 성의를 보이고 문화적 각성을 해야 하는 게 이 시대 지식인의 의무"라고 말했다.

영어 제목을 'The Royal Jester'로 붙인 데 대해서는 세 가지 중의적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첫째 왕의 광대, 둘째 왕다운 광대, 셋째 왕이 광대인 상황 등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 이는 이 영화의 다양한 접근법과 맞닿아 있다.

김 교수는 "단순히 The King & The Jester'나 'The King's Jester'라고 쓴다면 제목이 함축하고 있는 뜻이 축소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영화 왕의 남자 감우성, 이준기
현재 완벽한 번역을 위해 고급 영어를 구사하는 원어민(네이티브 스피커)과 같이 작업 중이다. 본격적인 번역을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초고 번역을 마쳤고, 해외판에 들어갈 감독 버전 편집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김 교수는 "'왕의 남자'가 사극이면서도 때로 현대적 어휘를 사용하고 있어 단어 선택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 영화의 번역은 간결하면서도 고어(古語)적이고, 고급스러워야 한다. 때로는 셰익스피어나 희랍 발라드에서 쓰였던 단어 수준의 고어를 택하기도 하고, 현대적 감각의 언어를 사용하기도 했다"며 단어 사용에 자신의 문학적 지식이 총동원됐음을 드러냈다.

김 교수는 해외판에 조선시대 역사와 연산에 대한 소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문장을 삽입하기도 했다.

그는 "외국인들은 조선시대와 연산군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며 "조선시대 실록이라는 역사책에서 연산이라는 임금을 다양한 각도에서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먼저 소개해야 이 영화를 보는 외국인의 이해가 쉬울 것이기 때문에 이를 삽입했다"고 설명했다.

평소 한국 영화를 즐겨 본다는 김 교수는 "젊은이들이 우리 문화로 이러한 콘텐츠를 만들어냈다는 데 놀랍고 고마웠다"며 "우리가 갖고 있는 문화적 역량을 효율적으로 발휘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단어 자체가 예스럽기도 하면서 현대적이어서 번역이 관건이었는데 김 선생님이 맡아주셔 마음이 놓였다"며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담고 있는 의미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http://blog.yonhapnews.co.kr/kunnom

ka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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