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R 가르치다 만난 심장마비 환자...여고생이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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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1.16. 오전 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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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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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길가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60대 남성이 주변을 지나던 여학생의 심폐소생술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간호사를 꿈꾸는 이 학생은 사고 당일 학교 축제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심폐소생술을 가르치고 나오던 길이었습니다.

안동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흰색 패딩을 입은 남성이 비틀거리며 걷더니 그대로 도로 위에 쓰러집니다.

몇몇 시민들이 남성을 그냥 지나치는 사이, 길거리를 지나던 학생 4명이 남성에게 다가갑니다.

이리저리 상태를 살피더니 한 학생이 주저 없이 심폐소생술을 시작합니다.

얼마 후 구급차가 도착하고, 남성은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됩니다.

길거리에 쓰러진 남성은 인근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천백규 씨.

평소 심부전을 앓아온 천 씨는 갑자기 심장마비 증세가 발생해 이곳에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골든타임'인 4분 안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덕에 천 씨는 다시 눈을 뜰 수 있었습니다.

[천대필 / 천백규 씨 아들 : (의사 선생님이) 지나가던 행인이 심폐소생을 해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았다, 만약에 그때 그걸 하지 않았으면 돌아가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천 씨를 살린 건 인근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학생 4명.

학교에서 축제가 끝나고 친구들과 함께 놀러 가던 중에 쓰러져 있던 천 씨를 발견하고 자신도 모르게 달려갔습니다.

[안예빈 / 작전여자고등학교 2학년 : 누워있는 자세도 이상했고 발작 같은 걸 일으키는 게 보여서 저희가 다가갔는데, 마스크를 벗겨보니까 입술도 파라셨고, 약간의 거품도 물고 계셨어서….]

천 씨에게 주저 없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학생은 간호사를 꿈꾸며 보건의료동아리에서 활동해 온 김혜민 양.

사고 당일 김 양은 학교 축제에서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심폐소생술을 알려주는 부스를 운영했는데, 때마침 쓰러진 천 씨를 발견한 겁니다.

[김혜민 / 작전여자고등학교 2학년 : 심정지라고 예상을 했고. 애들이 뒤에서 할 수 있다고 한 번 해보자고 북돋워 줘서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도 몇 분이 도와주셔서 힘 얻고 같이 심폐소생술하고….]

같은 상황이 또 생겨도 망설임 없이 환자를 구할 거라는 학생들.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은 한겨울 추위 속에서도 빛났습니다.

YTN 안동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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