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재고 1만6000대… 테슬라 ‘경고등’

입력
기사원문
김아사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매출 30% 차지 中수요 둔화에
질주하던 전기차 곳곳서 위기

테슬라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완성된 모델3 차량들. 한 달 전만 해도 중국 소비자들이 테슬라 신차를 받으려면 두 달을 기다려야 했지만 재고가 급증하면서 최근에는 단 일주일 만에 차량 수령이 가능할 정도가 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테슬라 중국 법인은 모델3와 모델Y의 배송 대기 시간을 1주까지 단축했다. 중국 내 최고 인기인 모델Y의 경우 배송에 걸리는 시간이 한 달 전만 해도 8주, 올 초엔 20주가 넘었다. 자동차 배송 대기 시간은 생산, 수요와 밀접한 관계를 지닌 지표다. 완성차 업체 전문가들은 “최근 상하이 공장 설비를 개선하며 생산량을 늘린 이유도 있지만, 줄어든 수요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 10월 기준 테슬라 중국 법인의 재고는 1만6002대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엔 생산량이 인도량보다 적어 재고가 없었다. 로이터는 “테슬라가 재고 증가라는 겪어본 적 없는 위기에 맞닥뜨렸다”고 했다.

질주하던 테슬라의 행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자 매출 30%를 의지하는 중국에서 수요 둔화 조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지며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것도 고민거리다. 주주들과 월가에선 440억 달러(58조원)를 주고 인수한 트위터에 온 신경을 쏟는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경영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수요 둔화 맞이한 테슬라

중국 내 테슬라의 위기 신호는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테슬라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상하이 폐쇄에도 6월까진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에서 BYD와 1위를 주고받았다. 그러나 3분기부턴 BYD에 완전히 1위를 내줬다. 10월엔 7만7104대를 팔아 상하이GM 우링(5만2086대) 등 3위권 그룹에도 추격당하는 상황이다. 중국 판매가 부진하자 중국에서 만든 전기차를 북미로 역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로이터는 지난 11일 “테슬라가 중국에서 만든 차량을 북미 지역으로 역수입할 경우 보조금 지급 등에서 문제가 없는지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 중국 법인의 판매 전략 변화도 엿보인다. 테슬라는 최근 베이징 도심에 있는 플래그십 쇼룸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 쇼룸은 2013년 문을 연 테슬라의 첫 번째 오프라인 매장이다. 중국 내에선 “테슬라가 임대료가 비싼 도심이 아닌 교외 지역으로 매장을 옮겨 서비스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주로 시내에 매장을 둔 테슬라는 협소한 공간 등 고객 서비스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외신들은 이에 대해 “테슬라의 중국 전략이 생산 중심에서 판매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테슬라가 지난달 중국에서 9%가량 차량 가격을 내린 것도 이런 전략과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다.

'나노 매니저’에 불만인 주주들

테슬라 문제는 중국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440억 달러를 쏟아 부은 트위터 인수 과정과 이후 일론 머스크의 행동도 테슬라 주주들을 자극하고 있다. ‘나노(nano) 매니저’라고 불리며 테슬라의 사소한 부분까지 일일이 챙겼던 그가 온통 트위터로만 향해 있다는 게 주주들의 불만이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는 지난 13일 “트위터 사무실에 출근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주일에 7일을 일한다”며 “나 자신을 고문하는 극단적인 수준”이라고 했다.

월가에서는 테슬라 목표 주가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트위터 인수 자금 마련 등을 위해 테슬라 지분 5조원가량을 판 데 이어, ‘머스크의 트위터’를 만드는 데 예상보다 더 큰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것이다. 미 증권사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는 최근 테슬라 목표 주가를 300달러에서 250달러로 하향하며 “머스크의 트위터 서커스 쇼는 테슬라라는 브랜드를 오염시키기 시작했다”고 했다. 올초 400달러였던 테슬라 주가는 반 토막 나면서 연중 최저 수준인 19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