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 실패로 5년 만에 정권 넘긴 文의 다음 정부 품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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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2일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더불어민주당 오상택 후보와 나란히 걸으며 손을 들어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칠십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 것 같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잇따라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를 하면서 “(윤 정부는) 정말 무지하고 무능하고 무도하다”며 “이번에 우리 민주당,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등 야당이 함께 좋은 성적을 거둬 이 정부가 정신 차리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이 특정 정당 후보들에 대한 본격 선거운동에 나선 건 흔치 않은 일이다. 현실 정치에서 한발 물러나 선거에서 중립을 지키는 게 그동안의 관례였다. 그런데 지원 유세도 모자라 현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기까지 했다. 전직 대통령으로 선을 넘는 일이거니와 각종 실정으로 국민 심판을 받은 당사자가 할 말은 더욱 아니다.

문 정부 5년은 잇단 정책 실패와 국고 탕진, 내로남불과 파렴치, 입법 폭주로 점철됐다. 각종 퍼주기 정책으로 국가 부채는 400조원이나 늘었고 마차가 말을 끈다는 소득 주도 성장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벼랑에 몰렸다. 그 결과는 5년 만의 첫 정권 교체였다. 1987년 5년 직선제가 도입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실패한 정권이라는 국민 평가가 내려진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책임론이 제기됐다. “문 정부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실제 공천 과정에서 임종석·노영민 전 비서실장 등 친문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배제됐다.

그런 문 전 대통령이 현 정부를 품평할 자격이 있나. 그는 퇴임 후 걸핏하면 현 정권을 비판하고 자화자찬을 했다. “잊힌 삶을 살고 싶다”더니 자신의 사소한 일상까지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책방을 열고 다큐 영화를 찍었다. “5년간 이룬 성취가 순식간에 무너져 허망하다”고 했고 감사원 감사엔 “무례하다”고 화를 냈다. 자신의 임기 때 준비를 시작한 잼버리 대회가 파행을 빚자 “국격을 잃었고 부끄러움은 국민 몫이 됐다”고 했다. 재임 때 반대하지 않던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엔 “정부 대응이 잘못됐다”고 했다.

자신이 5년 동안 책임졌던 국정이 남긴 후유증이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는데 책임감도 못 느끼나. 정말 무지·무능·무도하고 실패한 정부가 누구였는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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