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이 5년마다 바뀌는 이 나라...술탄들 ‘비밀투표’로 뽑는다는데[★★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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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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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 우리 지구별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방구석에 틀어박혀 아무것도 안하고 싶은 토요일, 매경 글로벌경제부 기자들이 세계 구석구석의 일들을 전해드립니다. 재밌었던 소식, 읽어볼 만한 뉴스, 이전엔 몰랐던 뒷이야기까지 ‘★★ 글로벌’에서 만나보세요.

[입헌군주국 말레이시아, 차기 국왕 선출]
9개 주 최고 통치자 술탄들이 돌아가며 맡아
순번 정해졌지만 비밀투표서 다수표 얻어야
이브라힘 알마훔 이스칸다르, 내년 임기 시작

국가 통합 상징적 존재…실권 많지 않았지만
최근 정치권 분열 심해지면서 국왕 권한 강화
총리 선정 등 차기 국왕 행보에 관심집중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차기 국왕(왼쪽) <EPA연합>
차기 국왕에 이브라힘 알마훔 술탄 선출
5년마다 국왕이 바뀌는 말레이시아의 차기 국왕으로 이브라힘 알마훔 이스칸다르(65) 조호주(州) 술탄이 선출됐다.

입헌군주국인 말레이시아에서 국왕은 원래 직접 통치에 관여하지 않는 국가 통합의 상징적인 존재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말레이시아 정치권이 혼란에 휩싸이면서 국왕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어 신임 국왕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각 주 최고 통치자로 구성된 통치자위원회는 특별 회의를 갖고 제17대 국왕으로 이브라힘 술탄을 뽑았다.

5년 임기의 국왕직인 ‘양 디-페르투안 아공’은 1957년 말레이시아가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13개 주 중 9개 주의 최고 통치자인 술탄들이 돌아가면서 맡고 있다.

이브라힘 술탄은 순번에 따라 차기 국왕에 선출됐다. 말레이시아 국왕의 서열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술탄들은 비밀 투표를 통해 차기 국왕을 뽑는다. 국왕으로 정식 선출되려면 다수표를 얻어야 한다고 타임지는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압둘라 국왕 <EPA연합>
내년 1월 31일 임기 시작…최근 정치 개입하며 권한 커져
이브라힘 술탄은 알 술탄 압둘라 현 국왕의 임기가 끝나면 내년 1월 31일부터 국왕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말레이시아 국왕은 연방 헌법에 따라 소수의 재량권만 갖고 있으며, 주로 총리와 내각의 조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명목상 군 최고 통수권자와 3부 수반을 맡는다.

총리를 비롯한 내각 관료와 법원, 군대의 요직을 임명하고 총리의 의회 해산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도 갖고 있다.

말레이시아 총리는 일반적으로 선거를 통해 선출되기 때문에 국왕의 의회 관련 권한은 원래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말레이시아에서 정치적 위기가 벌어지면서 국왕이 정치에 개입하게 됐다.

2020년 마하티르 모하맛의 총리 사임에 따라 압둘라 현 국왕은 국회 의견을 수렴한 뒤 무히딘 야신을 새 총리로 임명했다. 17개월 후 야신 총리가 사임하자 이 과정을 반복해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총리를 임명했다.

지난해 11월 총선에서는 주요 정당들이 선거에서 패해 압도적인 다수 연합을 만들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국왕은 다시 개입해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를 임명했다.

안와르 말레이시아 총리 <로이터연합>
어머니는 영국인부동산, 유통, 광산 투자로 富 쌓아
말레이시아 케방산대학의 무하마드 타키유딘 정치학과 부교수는 “지난 몇 년간 말레이시아 정치계에서 군주제의 위상이 높아졌다”며 “현재 정치적 분위기에서 군주제가 안정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심리적 안정의 중요한 원천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1958년 조호주 조호바루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술탄 이스칸다르 입니 알마르훔 술탄 이스마일로 1981년부터 2010년 사망할 때까지 조호주를 이끌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영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만났던 조세핀 루비 트레보로우다.

이브라힘 술탄도 호주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미국 보스턴의 터프츠대학교 외교전문대학원 플레처스쿨 동남아시아학과를 졸업했다.

2010년 제5대 조호주 술탄에 올랐다. 부동산, 유통, 광산 등 다양한 사업에 투자해 상당한 부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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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신문 국제부에서 미국 지역 뉴스 담당하는 김제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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