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배터리 중 동력 선택 가능
이산화탄소 車100대 배출량 ‘뚝’
이 기술력은 추진동력으로 엔진과 배터리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상황에 따라 엔진이나 배터리로만 운항할 수 있고 둘 다 동시에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2개의 심장을 가진 선박인 셈이다. 이같은 전기추진솔루션이 탑재된 선박은 기존 선박보다 운향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40%가량 저감돼 향후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현대중공업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현대중공업그룹은 울산 현대미포조선 조선소에서 독자 개발한 전기추진솔루션을 탑재한 전기추진 스마트 선박 명명식을 열었다. 이 선박에 탑재된 전기추진솔루션은 전기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모두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엔진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갖춰 연료 효율은 높고 탄소배출은 적은 게 특징이다.
이 스마트 선박을 최근 두 차례 해상에서 시운전한 결과 기존 디젤 엔진 선박보다 운향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0% 줄고 연료 효율은 6%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이산화탄소 저감량은 자동차 100대에서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
이 솔루션에선 운항 환경과 속도에 따라 배터리로만 추진하는 제로 이미션, 엔진으로 추진하는 일반 항해, 엔진과 배터리를 모두 사용하는 부스팅 등 3가지 모드를 전환해 가며 운항할 수 있다. 강한 추진력이 필요할 땐 엔진을 사용하고 그렇지 않을 땐 탄소배출이 없는 배터리로 운항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전기추진솔루션은 최근 미국소비자기술협회로부터 ‘CES 2023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글로벌 리서치기관인 스트레이츠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추진선 시장은 지난해 49억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11.24% 성장해 오는 2030년 127억8000만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제까지 스마트 선박 건조 시 해외 업체가 개발한 전기추진솔루션을 적용해 왔지만 앞으로는 건조하는 선박에 이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물론 다른 조선업체들을 대상으로도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대형 선박 관련 전기추진솔루션 기술까지 확보해 전기추진 선박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