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 국조특위 위원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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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님. 명태균에 잡힌 발목 때문에 혹여 이성을 잃으셨습니까."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자체 핵무장론이 가장 좋은 협상전략" 발언을 비판하면서 한 말이다.
오 시장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핵잠재력 확보를 위한 한미안보협력 전략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주고받는 협상'을 통해 일본 수준의 핵잠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특히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우리도 핵을 포기한다'는 조건을 전제로 자체 핵무장론을 주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관련기사 : '일본 수준의 핵잠재력 보유' 오세훈 "트럼프와 주고받자" https://omn.kr/2cj9n).
이에 대해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자다가 남의 다리 긁기도 이 정도면 국가대표급이다. 큰일 날 이야기이고 나가도 너무 나갔다"고 혹평했다.
"핵무기 재료 만들 재처리 시설, 대한민국 어디에 만들 건가"
그는 먼저 "(자체 핵무장은) 현실성이 단 1도 없다"며 "핵무기 재료를 만드는 재처리 시설, 핵무기를 실험할 시험장은 대한민국 어디에 만들 건가. 서울시장으로 서울시민을 설득할 수 있냐"고 물었다.
윤 의원은 이어 "(자체 핵무장은) 경제성이 없다. 아니 대한민국 경제를 오롯이 인질 잡히자는 소리"라며 "핵무장을 하는 순간, 대한민국은 NPT(핵확산방지조약) 제재를 받는다. 개방형 통상국가인 우리가 북한처럼 제재를 받는 순간 대한민국 경제는 그냥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입 대비 얻는 경제적 이익이 제로다. 더 심하게 말하면, 오 시장의 주장은 제재 때문에 꼼짝달싹 못하는 북한처럼 되자는 소리"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고 주변국의 군비경쟁만 부추겨 평화를 잃게 될 것이라고도 질타했다.
이에 대해 그는 "한미동맹이 깨진다. 우리의 핵무장은 미국이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며 "트럼프가 아니라 트럼프 할아버지가 온대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또 "이웃국가 일본과 중국은 가만히 있겠나. 우리의 핵무장은 어쩔 수 없이 동북아 군비경쟁을 불러올 것이다. 모두가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오 시장이 말하는 독자 핵무장론은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의 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결과로 이어진다"라며 "남과 북이 모두 핵무기를 가지게 된다면 단단한 평화는 영영 손에 쥘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위험천만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무궁화포럼 제6회 토론회 '북핵 앞에 선 우리의 선택, 핵 잠재력 확보를 위한 한미 안보협력 전략'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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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장론은 오로지 표 얻기 위한 위험천만한 생각"
미국의 에너지와 원자력, 핵 정책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미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Sensitive Country)'로 분류하려는 동향이 감지되는 상황도 지적했다. '민감국가'로 분류될 경우, 한국 연구자들은 더 엄격한 인증절차를 거쳐야 해 미국 국립연구기관과 대학에서 원자력, AI 등에 대한 연구에 참여하기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외교부도 현재 관심을 갖고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민감국가 분류가)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면서 상황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민감국가 분류 검토는)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그리고 일부 몰지각한 정치 지도자들이 조장한 무책임한 핵무장론의 후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체 핵무장을) 미국이 무서워서 피하자는 이야기가 절대 아니다"며 "실익도 없고, 명분도 없는 오로지 표를 얻기 위한 얄팍하고 위험천만한 생각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