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發 전력수요 폭증…韓·美 전력설비주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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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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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美비스트라 70% 쑥
현대일렉트릭은 120% 올라
머스크 "변압기 부족" 언급도




인공지능(AI) 열풍이 촉발한 반도체 관련주 폭등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력 관련 종목이 소리 소문 없이 강한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반도체가 더 많이 쓰일수록 결국은 전력의 뒷받침이 필요한 데다 최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차원에서도 저항이 낮은 새로운 전력설비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27일 한국거래소와 삼성증권 등에 따르면 미국의 전력 관련 업체인 콘스텔레이션에너지(58.7%), 비스트라에너지(76.1%), 이튼(29.6%) 등이 올 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내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효성중공업이 60.9%, HD현대일렉트릭이 122.8% 올랐다. 심지어 전력요금 때문에 수년째 바닥을 기던 한국전력 주가조차 올 들어 17.2% 올랐다. 한전 주가가 연 단위로 오름세를 보인 것은 2015년이 마지막이다.

미국에서 전력 수요가 폭증한다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호재다. 반도체가 많이 활용되는 만큼 전력 소비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조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20년간 정체됐던 미국의 전기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면서 "전력 유틸리티사들은 2028년까지 필요한 추가 전력 예측치를 거의 2배 가까이 늘렸다"고 전했다.

이어 "AI 수요 급증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의 폭발적인 증가와 미국 제조업 리쇼어링, 전기차 수요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전력 수요의 증가로 변압기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비스트라에너지, 콘스텔레이션에너지 등 미국 전력설비 관련주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이달 초 UBS는 콘스텔레이션에너지 목표주가를 151달러에서 201달러로 상향했다. 모건스탠리는 26일(현지시간) 비스트라에너지 목표주가를 전일 종가보다 14% 이상 높은 78달러로 제시하면서 비중 확대를 추천했다. 비스트라에너지의 26일 종가는 67.89달러다.

미국 연방정부 차원의 전력망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미국 전력기기 업체인 이튼은 작년 영업이익률 26.5%를 기록했다. 미즈호은행은 이튼 목표주가를 최근 300달러에서 340달러로 상향했다.

국내 전력설비 관련 종목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 내 관련 투자가 확대되면서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미 매출액 가운데 북미 비중이 27%나 되는데 작년에 신규 수주한 물량만으로 약 50%까지 확대됐다.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전력청에서 장기공급계약(782억원)을 체결하기도 했다.

전력산업의 핵심 설비인 변압기·차단기와 산업 생산설비 등에 필요한 전동기 등을 주로 생산하는 효성중공업도 투자자 이목을 끌고 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공장이 안정화되면서 수익이 나오고 있고 수주잔액도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김광식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국 법인의 가동률 증가와 높은 단가가 적용된 수주분이 매출로 전환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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