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 미래 상환 능력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어"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새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연 8%대를 넘어서면서 차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금융권의 화두가 리스크 관리인 만큼 일부 은행이 불확실성에 대한 비용을 대출 금리에 반영하면서다. 향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돼있는 데다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주담대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전날 기준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21~8.11%다. 지난해 말(29일, 7.72%)과 비교해 상단이 0.39%포인트(p) 오르며 8%를 넘어선 것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형 대출 주담대 상품 금리가 8%를 넘은 것은 2021년부터 시작된 금리인상기 이후 처음이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 역시 지난 연말과 비교해 상·하단이 모두 상승했다. 지난 연말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4.62~6.22%였는데, 전날 기준 4.76~6.53%로 올랐다.
이들 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급격히 상승한 이유는 우리은행이 일부 주담대 상품의 금리를 올려잡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 주담대 상품인 '우리 아파트론'의 신규코픽스 6개월물 금리를 연 7.32~8.12%로 높였다. 이 상품의 금리 상단은 지난달 9일까지만 해도 연 7.36%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주담대와 같이 장기 대출의 경우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비용이 일부 반영되면서 금리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은행 입장에선 경기 둔화세를 고려해 차주들의 미래 상환 능력을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른 은행들도 이에 동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오르고 은행들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식으로 리스크·유동성 관리를 할 수 있다"며 "당분간 금리는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3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데다, 앞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 인상 변수까지 남아있어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통화정책은 물가 안정에 주력하겠다"며 긴축 기조를 시사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해 "2023년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16일 발표되는 신규코픽스도 전월 대비 상승할 전망이다. 신규코픽스는 은행권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지표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