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민생 팽개치고 ‘쌍특검’ 끝내 밀어붙인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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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사·대장동 의혹 특검법 통과
총선용, 국민선택권 침해 논란도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2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쌍특검(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의혹·대장동)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이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은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는대로 즉각 거부권을 행사할 것임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사진=뉴스1화상
이른바 '쌍특검' 법안이 거대 야당의 밀어붙이기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24년 새해가 쌍특검발 정국으로 요동을 칠 전망이다. 28일 본회의에 상정된 쌍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김건희 여사 특검)과 대장동 50억클럽 의혹 특검(대장동 특검) 등 2개의 특별검사 도입 법안을 일컫는다.

표결 결과는 뚜껑을 열어보지 않아도 이미 예고된 대로였다. 이날 국회 본회의 표결을 살펴보면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김 여사 특검법은 재석 180명, 찬성 180명으로 통과됐다.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은 지난 2010~2011년 김 여사를 비롯한 투자자들 공모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에 시세조종이 이뤄졌다는 의혹이다.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됐고, 본회의 숙려기간(60일)이 지나 국회법에 따라 이날 본회의에 자동 상정됐다는 점에서 거대 야당의 일방적인 힘의 결과다. 대장동 특검법 역시 재석 181명 중 찬성 181명으로 야당 주도로 통과됐다.

쌍특검법 통과가 가져올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한다. 우선 쌍특검이 겨냥한 의도가 불순하다. 대장동 특검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수사를 지연·방해하려는 법안이라는 냄새가 강하다. 김 여사 특검은 이미 검찰 수사가 충분히 이뤄진 사안이다. 더구나 대통령 배우자를 겨냥했지만 실제 타깃은 윤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쌍특검을 '총선용 악법'이라고 규정한 이유다.

당장 대통령의 거부권 논란으로 정국이 격랑의 소용돌이에 빠질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특검법·대장동 특검법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 "대통령은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는 대로 즉각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선거 직전에 노골적으로 선거를 겨냥해서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반응이다. 쌍특검 법안 통과 이후 양곡관리법, 노란봉투법, 방송3법 강행 처리 때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수순이 불가피해졌다는 얘기다.

총선을 겨냥한 한 편의 흥행 시나리오를 준비한 야당의 치밀함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총선 승리를 위해 쌍특검을 내세운 전형적인 프레임 씌우기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총선용 악법이 가져올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미 쌍특검 논란이 주요 이슈들을 삼키면서 여러 민생법안들이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 특검법 프레임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다는 점에서 유권자의 선택권 침해가 우려된다. 더욱 큰 문제는 악의적 프레임으로 선전·선동전을 펼칠 경우 민생은 뒷전으로 밀린다는 점이다. 거대 야당이 국민을 기만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야당이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쌍특검이라는 권모술수식 전략을 밀어붙일 태세다. 민심을 거스르며 무리수를 둘 경우 오히려 국민의 외면이라는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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