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차기회장 "의료개혁특위 20명 중 14명 '의사'로 구성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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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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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당선인, 세계의사회장 면담서 의대 증원 '성토'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차기 회장 당선인(오른쪽)과 루제인 알코드마니 세계의사회(WMA) 회장이 19일 오후 세계의사회(WMA) 제226차 서울이사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 임현택 회장 당선인이 정부가 추진하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대해 '구색 갖추기'에 불과하다며 현장을 잘 아는 의료 전문가가 과반수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일 오후 5시쯤 의협은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세계의사회(WMA) 루자인 알코드마니 회장, 오트마 클로이버 사무총장과 회동을 갖고 "지난 수십 년 동안 의료 현장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중요한 의료 정책을 결정하고 막대한 예산을 집행하거나 의사에게 정책을 강요해 왔다"며 "의료현안협의체는 누가 참여하고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밝히지 않으니 정보 공개 청구를 해야 했다. 정책 투명성도 없고 전문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부의 발표에 대해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 결정이 주먹구구로 결정됐다는 방증"이라며 "충북의대는 49명에서 200명으로 정원이 늘었는데 서남의대는 49명의 학생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서 폐교됐다. 오늘 발표로 인해 이번 사태가 정상화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구색 갖추기에 불과하다. (정부) 거수기나 다름없는 기구를 또 만드니 정부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용산(대통령)이 '무조건 하라'고 지시하면 일사천리로 달성하려는 모습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위 구성과 관련해 의협 김택우 비대위원장도 "의료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의 목적이나 어떤 대책을 강구하고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없는 상황"이라며 "당위적으로 만들고 위원을 추천해달라면서 기존 정책 패러다임을 가져간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그간 한국 의사들은 정부에 필수의료와 지역의료가 소멸하지 않기 위한 대책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의사 수만 늘려서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 의료시스템의 문제와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의 목소리가 전 세계에 퍼질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달 18~20일 서울에서 열리는 WMA 제226차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방문한 WMA 알코드마니 회장은 "전문직에 대한 권리와 자율성은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다뤄지고 있는 문제"라며 "이번 세계의사회 이사회에서는 한국의 문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도 의대 증원 규모를 증원 인원의 50~100% 범위에서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이날 정부 발표에 대해 "젊은 의사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세계의사회는 앞으로 의협과 긴밀히 논의하면서 한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임 당선인은 "한국의 의료 정책은 전문가에 대한 존중 없이 수십 년간 관료와 정치가의 일방통행으로 이뤄졌다"며 "비정상적인 대한민국 정부의 폭압적인 의사 탄압 해결에 연대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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