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핵심클릭] 급급매 팔리고 다시 '스톱'…반등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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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2.26. 오전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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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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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파트 월별 거래량. 자료 : 서울부동산정보광장

가파르게 뛰는 금리와 함께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는 시간을 보냈던 부동산중개업소들이 작년 말부터 두 달 정도는 그래도 분주했다고 합니다. 시장에 나와 있던 급급매 매물들이 소리소문 없이 하나둘씩 팔렸기 때문입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10월 559건(계약일 기준)까지 떨어진 뒤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 12월 838건, 올해 1월 1,386건까지 증가했습니다. 작년 5월 1,736건을 기록한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이번 달에도 25일까지 신고된 거래건수가 840건인데, 계약 체결 후 한 달 안에 거래신고를 하면 되는 점을 감안하면 2월 거래건수는 1월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공포에 질렸던 시장이 그나마 기지개를 켠 데는 금리 공포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인 것이 역시 가장 큰 이유인 듯합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작년 6월부터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네 차례 연속 단행하자 아무도 집을 사겠다는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단이 연 8%대까지 높아졌죠. 하지만, 국제원자재가격 등 금리상승 압력이 이후에 다소 약해졌고, 우리나라는 경기침체 우려까지 더해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행렬이 1년 반 만에 일단 멈췄습니다. 최저 연 3%대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인 특례보금자리론도 한몫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연이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자, 저가 매물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어느 정도 살아났던 겁니다.

그럼 이제 반등이 시작된 걸로 봐도 될까요? 현장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급급매가 팔리고 급매 수준의 물건이 남았는데, 가격이 높아지자 수요자들이 다시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반응입니다. 게다가 ‘일단 멈춤’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다시 재개될 가능성이 나옵니다. 미국의 지난 달 주요 물가지표들이 연이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연준의 긴축 기조가 더욱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겁니다. 금리 우려가 다시 제기될 수 있는 거죠. 이러한 영향 때문일까요? 민간 통계인 부동산R114 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08%로, 지난주(-0.06%)보다 낙폭이 커졌습니다. 부동산R114 조사는 공인중개사를 통한 호가를 바탕으로 시세를 매겨, 정부 공식 통계인 한국부동산원 조사보다 시세 변동 상황을 조금 더 빠르게 반영하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택은 가계의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매수와 매도 등 의사 결정을 함에 있어 대부분 매우 신중하게 결정하고 움직입니다. 이 때문에 집값이 상승에서 하락으로, 또는 하락에서 상승으로 전환하는 시간이 다른 자산보다 오래 걸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아직은 매수인도 매도인도 중개인도, 시장참여자들의 주택가격 전망이 하락에서 상승으로 바뀌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집값이 반등은 할까요? 반등한다면 시기는 언제일까요? 일부 정통한 전문가는 현 경제상황과 가계소득 수준을 고려할 때 집을 살 때 받아야 하는 대출의 금리가 연 3%대로 낮아지면 매수대기자들이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현장 분위기도 대체로 비슷합니다. 그리고 집권여당은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아무리 늦어도 올 하반기부터는 경제를 살려야 합니다. 지금까지 부동산 핵심클릭이었습니다.

[ 김경기 기자 goldgam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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