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안규백, 페북에 韓美日 훈련일정 공개…국방부 “매우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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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9.29. 오후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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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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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안규백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대표와 안 의원 모두 국회 국방위원이다. /공동취재 뉴스1

국방부는 29일 한미일 연합 해상 훈련 일정과 내용 일부가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개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일방적으로 사전 공개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안 의원은 2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는 30일 실시될 예정인 한미일 해상 훈련과 내용 일부를 공개하며, 이 훈련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한미일 훈련의 일정과 내용은 3국이 협의한 군사 외교 사안이다. 한국 국방부는 이번 훈련의 핵심이 높은 보안성을 요하는 대(對)잠수함 작전인 점을 고려해,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훈련 계획을 사전 공지하고 3국이 협의한 시점인 훈련 개시일까지 이를 보도 유예(엠바고)해 줄 것을 요청했었다. 기자단은 일부 매체 반대 등 이견이 있었지만 논의를 통해 다자간 군사 훈련이라는 사안의 특성과 전례 등을 종합 고려해 엠바고 요청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런 상태에서 국회 국방위원인 안 의원이 한미일 훈련 이틀 전인 28일 훈련 일정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돌연 공개해 논란이 된 것이다. 특히 이날은 북한이 지난 25일에 이어 사흘만에 또다시 우리 해군과 미군이 해상 훈련을 하는 동해를 향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상황이었다. 중국은 한미 훈련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서해에서 군사 훈련을 벌이고 있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리의 훈련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이 사전 취득한 군사 정보를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안 의원이 훈련 관련 정보를 어떻게 입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안 의원 측은 본지 통화에서 “국회 국방위를 오래 하다 보니 군 관계자들을 많이 안다”고만 했다. 국방부와 해군 측은 “훈련과 관련해 기자단에게만 알리고 국방 국방위 어느 위원에게도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고 했다.

북한이 지난 2015년 함경남도 신포 인근 동해상에서 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인 ‘KN-11’(북한명 북극성)을 신포급(2000t급)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장면. 작은 사진은 ‘북극성’ 발사 시험 현장에서 참관하는 김정은. 한미는 2014년 무렵 북한의 SLBM 개발 정황을 포착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서, 2017년 처음으로 한미일 대잠 훈련을 실시하게 됐다. SLBM은 수중에서 적의 감시망을 피해 은밀히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쟁의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노동신문 조선일보 DB

국방부는 이날 입장문에서 “이번 훈련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한 방어적 성격의 대잠전훈련”이라면서 “이는 과거에도 이미 실시한 바 있는 한미일 3자 훈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훈련은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한미일 군사협력을 2017년 이전 수준으로 복원해 나가겠다는 국방부 조치의 일환이며, 특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능력을 갖춘 북한 잠수함에 대한 탐색·식별과 추적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훈련지역은 북한 SLBM 위협과 잠수함의 주요 활동 예상해역을 고려하여 동해상의 공해구역을 선정했다”면서 “대잠전훈련의 경우 상당 수준의 보안이 요구되는 훈련임을 고려해 사전 언론의 협조를 구해 발표시기를 조율하였으나, 훈련 관련 일부 내용이 9월 28일 개인 SNS를 통해 공개되게 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일은 긴밀한 협조를 통해 필요한 추가적 보안조치를 강구하는 가운데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해상 훈련은 2017년 4월 처음 실시한 이후 5년 6개월 만이다.

군은 안규백 의원의 훈련 정보 공개 논란으로 28~29일 미국·일본 측과 다시 협의 과정을 거쳐 30일 오전 공개할 예정인 한미일 대잠 훈련 내용을 하루 앞당겨 29일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해군은 이 발표문에서 “9월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미·일 전력과 함께 대잠전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이번 3자간 대잠전 훈련은 2017년 첫 시행 이후 5년 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훈련은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SLBM의 능력 고도화 등 점증하는 북한 잠수함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했다. 참가전력으로, 한국 해군은 한국형구축함 문무대왕함, 미국 해군은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Ronald Reagan), 순양함 챈슬러스빌함(Chancellorsville),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Barry), 일본 해상자위대는 구축함 아사히함(Asahi)이 참가한다고 해군은 전했다.

이번 훈련의 지휘관은 마이클 도넬리(준장, Michael Donnelly) 미국 제5항모강습단장이며, 훈련은 각국 참가전력이 잠수함을 탐색·식별·추적하면서, 관련 정보를 상호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동해에서 진행 중인 한미 해상 연합훈련 사흘째인 28일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호(CVN 76)에서 헬기가 이·착륙하는 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사진은 레이건호함에서 진행된 비행작전. /미 국방부 연합뉴스

한국 해군 참가전력 지휘관인 해군1함대 11전투전대장 조충호 대령은 “이번 훈련은 북한의 SLBM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자간 대잠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북한의 어떠한 형태의 도발도 압도적이고 결정적으로 대응하여 무력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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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wo Koreas correspondent & Author of "the Secret of Israel military forces(강한 이스라엘 군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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