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힘든데 옆세권이 별수 있나…줄줄이 눈물의 ‘손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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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2.20. 오전 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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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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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신축 단지서 마이너스피 속출
분양가보다 저렴하게 입주권 처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부동산 침체로 분양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서울과 가까워 ‘옆세권’이라고 불리는 경기 신축 아파트에서도 입주권을 분양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처분하는 ‘마이너스피’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여파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게 된 수분양자들이 눈물의 ‘손절매’에 나섰다고 분석한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말 입주를 앞둔 경기도 부천시 범박동 ‘부천일루미스테이트’에서 올해에만 100건에 육박하는 분양권 거래가 이뤄졌다.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아 국민평형이라고 불리는 전용면적 84.97㎡가 지난달 30일 4억2700만원에 직거래되면서 분양가(5억4220만원)보다 1억원 넘게 하락했다. 전용면적 59㎡도 지난달 8일 4억491만원에 손바뀜됐다. 저층이기는 하지만 분양가(4억1800만~4억3000만원)보다 몸값을 낮췄다.

복수의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에 비하면 다소 한산해졌다”며 “기존 보유 주택을 팔지도 못하고 전세로 들어올 세입자도 구하지 못한 집주인의 급매물이 어느 정도 소진됐기 때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점점 거래가 줄어들고 있다”며 “이미 마피 매물이 나온 것을 목격하신 수요자들 지금의 가격에 만족하기 힘든지, 매도인과 매수인 간 희망 가격 차이가 상당해 계약 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에는 아파트 입주를 미루는 것이 아닌 분양가보다 더 싸게 분양권을 처분하는 거래도 나타나고 있다. 거래가 끊기면서 입주 시점 전세금으로 잔금을 치르기 힘들어졌고 대출 비용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6.6%로 집계됐다. 전월(71.7%)에 비해 5.1%포인트 내렸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77.8%에서 75.2%로 2.6%포인트 떨어졌다. 지방은 70.4%에서 64.7%로 5.7%포인트 급락했다.

미입주의 주된 원인으로 ▲기존 주택 매각 지연(41.7%) ▲세입자 미확보(39.6%) ▲잔금대출 어려움(14.6%) ▲분양권 매도 지연(4.2%) 등을 꼽았다. 이 가운데 세입자를 찾지 못해 입주를 포기한 비중이 전월(22.0%)보다 17.6%포인트 뛰었다.

주산연 관계자는 “분양가 책정 당시와 비교해 주택가격이 내리막길을 걸은 데다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면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져 입주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유로 프리미엄을 제거하고 분양가보다고 낮은 수준에 입주권을 처분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지역에서도 마피 매물을 발견할 수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공급이 이어지고 있는 경기지역의 입주권 가격이 유의미하게 오르기는 힘들다는 진단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수분양자들은 입주 시점 가격보다는 현재 가격 동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인근 단지 시세를 반영한 마피 매물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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