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위성 수 개 더 발사”… 우리도 ‘24시간 정찰 체제’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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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11.23. 오전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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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전날인 21일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11월21일 22시42분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 1호 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 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라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그제 밤 군사정찰위성을 기습 발사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어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운반 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며 이 위성이 다음 달 1일부터 정식 정찰 임무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5월과 8월 연이은 실패 후 석 달 만에 세 번째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9·19 남북 군사합의 중 대북 정찰 능력을 제한하는 조항의 효력을 정지시켰고, 곧이어 군사분계선 인근에 무인정찰기를 전격 투입했다.

북한의 첫 정찰위성 발사는 군사 공격의 효율성과 정밀성을 높일 ‘눈’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남한의 주요 군사기지 동향을 비롯한 한반도 주변 움직임을 들여다볼 우주에서의 감시·정찰 활동에 첫발을 떼게 되는 것이다. 위성의 해상도는 3∼5m급의 조악한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향후 기술력을 높여 더 정밀한 영상 정보들을 확보하는 건 시간문제다. 러시아가 기술 지원에 나선 정황들도 포착되고 있다.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연달아 쏘아 올리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장거리 로켓의 발사 기술은 기본적으로 ICBM 기술과 같아 언제라도 전용 가능하다. 위성의 반복적 발사가 핵무기를 장착한 ICBM의 성능 향상으로 직결된다는 의미다. 핵 개발을 비롯한 군사 도발을 지속해온 북한이 이를 발사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지만, 제재가 무력화한 틈을 타 북한은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5년 내 다량의 군사정찰위성을 다각 배치하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이른 시일 내 여러 개를 추가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군사정찰위성을 확보한 북한의 향후 도발 강도는 더 세질 가능성이 있다. 고도화하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우리 군의 대북 감시·정찰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그간 미국의 감시 자산에 의존해온 우리 군도 30일 첫 독자 정찰위성 발사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모두 5기의 정찰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위성 주기에 따라 발생하는 정찰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면 북한 내부를 24시간 들여다볼 수 있는 촘촘한 위성 감시 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9·19 군사합의의 일부 효력정지를 빌미로 한 북한의 국지 도발 가능성에도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는 만큼 군 당국은 복원된 감시, 정찰 활동을 통해 북측 동향을 면밀히 살펴가며 대응해야 할 것이다. 다음 달부터 가동되는 한미일 실시간 미사일 정보공유 체계도 차질 없이 운용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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