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하늘양 살해 교사, “화장실 간다”며 무단외출 뒤 흉기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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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2.12. 오후 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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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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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김하늘 양(8)을 살해한 여자 교사 명모 씨(48)는 사건 당일 교내를 ‘무단 이탈’ 한 뒤 흉기를 구입해 학교로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일 해당 교사는 교감 옆에서 근무 조치가 내려지는 등 집중적인 관리가 요구됐었지만, 결국 관리 소홀로 범행을 막지 못하며 비극적인 참사로 이어졌다.

12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명 씨는 오전 8시 30분 정상 출근을 했고, 이후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인 낮 12시 50분경 무단 외출을 했다. 3층 교무실에 있던 명 씨는 동료에게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라고 말한 뒤 차를 몰고 교문 밖을 빠져나갔다.

〈사건 당일(10일) 가해교사 명 씨의 행적〉
오전 8시 30분 정상출근
11시10분 서부교육지원청 학교방문
11시 40분 분리조치 시작(교감 옆자리서 근무)
오후 12시 50분경 “화장실 간다” 말하고 무단외출
1시 29분경 마트 도착
1시 36분경 구입후 학교로 출발
1시 50분경 학교 복귀
2시 30분 교감 등 상담(연가 병가 등)
4시 30분~5시 범행

이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을 어긴 것이다. 앞서 법제처는 지난해 9월 교원 근무 시간의 범위에 대한 법령해석을 내렸는데,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원은 기관의 특성상 점심시간에도 급식 지도 및 학생 생활 지도 등을 통해 학생을 보호하고 감독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직무의 특수성을 고려해 점심시간 대도 근무시간으로 간주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교사가 외출을 하기 위해선 내부 시스템을 통한 결제를 상신하고 학교장 승인을 받아야 한다. 명 씨는 이런 규정까지 지키지 않은 것이다. 명 씨가 사라지자 당시 교내 교직원들은 명 씨를 찾으러 학교 전체를 수색했다고 한다.

이날 오전 서부교육지원청 장학사 2명은 오전 11시 10분경 학교에 도착했고, 지난 5~6일 학교에서 명 씨가 난동을 부린 사건을 조사했다. 당시 명 씨를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 직접 대면은 하지 않았지만 명 씨는 장학사가 왔다는 점을 인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전 11시 40분부터 명씨는 장학사 조치에 따라 교감 옆에서 근무를 했다. 무단 외출은 범행에 사용되는 흉기를 구매하기 위함이었다. 오후 1시 29분경 학교 인근 마트에 도착했고, 7분 뒤 흉기를 사서 학교로 출발했다. 이 과정은 마트 인근 폐쇄회로(CC)TV에도 포착됐다.

명 씨는 무단외출 1시간 이후인 오후 1시 50분경 학교에 스스로 복귀했다. 이후 교장, 교감 등은 명씨와 상담을 진행했다. 오전 장학사가 제안한 연가와 병가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상담은 큰 탈없이 끝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결국 오후 4시 30분~5시 사이 범행을 저질렀다.

명 씨의 행적으로 비춰볼 때 사실상 학교에 출근한 뒤 오전 중에 범행을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출근 당시에는 흉기를 소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하늘 양이 사망한 대전 초등학교 정문 앞 담벼락에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메모들이 붙어있다. 사건 3일째인 12일 학교는 휴교를 이어가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무단 외출 이후 흉기를 구매하는 등 계획 범죄 정황이 드러나고 있지만, 경찰에선 명 씨의 하루 행적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가 난 학교도 당일 교사 관리 부실로 도마 위에 올랐다. 학교 측은 사고 발생 이전부터 명 씨가 우울증을 앓았다는 점, 5일 학교 기물 파손, 6일 동료 교사에게 위협 행동 등 연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교사였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였다. 심지어 사고 당일에는 장학사 방문, 교감 옆에서 근무하도록 조치까지 취하며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했는데, 결국 관리 소홀로 범행을 막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일 행적은 계획범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존에 진술한 내용과 당일 시간대별 활동을 면밀히 분석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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