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한글에서 예술마을까지, ‘우리 것’ 원형 찾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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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3.24. 오후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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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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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나는 한글

또 하나의 생활문화 지도, 땅이름

겨레의 작은 역사, 방언

자연과학과 인문정신의 만남,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일상과 예술이 하나, 예술마을의 탄생

김슬옹, 배우리, 이길재, 이종호, 이동연·유사원 지음 l 마리북스 l 각 권 1만8000원

광화문 부근에는 한글가온길이 있다. 한글의 중심이 되는 길이라는 뜻이다. 이 길에는 한글학회와 주시경 선생 집터가 있다. 일제강점기 한글을 지켜내고 널리 보급하는 데 애쓴 업적을 기리는 한가운데에 있는 길인 셈이다. 한글이 이어온 역사도 길이지만 사람들이 숨 쉬며 오가는 물리적 공간도 길이다. <길에서 만나는 한글>은 한글가온길에서 만나는 한글 유적에서 시작해 한글 창제의 발자취, 한글을 지키고 탄압하고 받들고 외면해온 인물과 지역, 한글을 기념하고 간직하는 공간을 두루 훑어간다. 한글운동가 김슬옹 박사가 썼다. 한글을 지키고 가꾸는 외길을 이어온 저자가 한글에 담긴 큰 뜻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이 책을 비롯해 <또 하나의 생활문화 지도, 땅이름> <겨레의 작은 역사, 방언> <자연과학과 인문정신의 만남,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일상과 예술이 하나, 예술마을의 탄생> 등 모두 다섯 권으로 ‘우리말글문화 총서’가 출간됐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지원사업을 펼친 결실이다. 한글 유적과 발자취, 땅이름에 담긴 우리말의 역사, 민족사의 여러 면모가 담긴 방언, 한국이 자랑하는 세계문화유산, 지방소멸 시대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예술마을 이야기가 망라됐다.



<…땅이름>은 토박이말 땅이름에서 우리말의 뿌리를 찾아간다. 예컨대, 독도의 토박이말은 독섬이다. 바위섬이라는 뜻인데 지금도 울릉도 일부 주민들은 독도를 독섬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의 삼면에 맞닿은 바다에는 독섬이 30여개 있다고 한다. 독섬들의 존재는 독도가 오랜 시간 우리 땅이었음을 증명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은 한국땅이름학회 명예회장인 배우리 선생이 지었다. <…방언>은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에서 지역어를 담당하는 이길재 박사가 맡아 썼다. 재미있는 사투리를 실컷 만날 수 있는 책이다. 평북 지역 사람들은 감자를 툴렁이라고 부르는데, 지역에 따라 감재, 감쟤, 가장구, 가쟁이, 갱게, 갱기, 당개, 울렁지, 잠자, 지슬 등 다양하기도 하다. 방언을 쫓아가다 보면 지역마다의 상황이 흥미롭게 드러난다.

<…세계문화유산>에서는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인 김종호 박사가 유네스코 지정 한국 세계문화유산 13곳을 과학대중화에 앞장서온 저술가의 시선으로 살펴본다. <…예술마을의 탄생>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유사원 교수가 방방곡곡에서 진화하고 있는 예술마을들을 소개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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