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클래식 칼럼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로 활동 중인 박소현입니다. 네이버 블로그의 '프로그램 노트에 담긴 클래식'을 맛있게 각색하여 올리고 있으니 원글도 많은 사랑 부탁드리겠습니다^-^
기름두른 프라이팬 위에서 자글자글 익어가는 소리가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와 비슷하여 비오는 날에 더욱 많이 생각나는 그 음식! 바로 파전!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인 부침개의 대표주자인 파전은 묽게 반죽한 밀가루에 파를 섞어 지진 후 간장에 찍어 먹습니다. 오징어나 쭈꾸미, 홍합과 같은 해물을 섞어 해물파전으로도 많이 해먹는, 외국인들도 어렵지 않게 입문하고 빠져드는 K푸드인 파전은 '한국의 팬케이크 (Korean Pancake)', '한국의 피자 (Korean Pizza)'라고도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쌀쌀한 가을날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와 함께 먹으면 좋은 클래식 음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왈츠를 사랑한 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감성적인 왈츠는 어떠신가요?
https://youtu.be/ZV24Kitpxig
필자가 직접 연주한 차이코프스키의 '감성적인 왈츠'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차이코프스키 (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이 음악잡지 '누벨리스트 (Nuvellist)'의 편집장이었던 '니콜라이 베르나르 (Nikolay Mateveyevich Bernard, 1844-1905)'가 보낸 편지를 받은 것은 1882년이었습니다. 이 편지는 '누벨리스트' 구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피아노를 위한 6개의 다양한 춤곡 작품을 연재하는 것을 의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던 차이코프스키는 이 편지를 받고 바로 의뢰를 승낙하였지만, 6개월이 지난 후에야 작곡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2개월이 지난 후에 완성된 '피아노 독주를 위한 6개의 작품, 작품번호 51번 (6 Pieces for Piano solo, Op.51)'은 '살롱의 왈츠 (Valse de salon)', '춤추는 작은 폴카 (Polka peu dansante)', '미뉴에트 스케르초소 (Menuetto Scherzoso)', '나타-왈츠 (Natha-Valse)', '로망스 (Romance)', '감성적인 왈츠 (Valse Sentimentale)'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의외로 니콜라이 베르나르가 아닌 '표트르 유르게손 (Pyotr Ivanovich Yurgeson, 1836-1904?)'에 의하여 출판된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독주를 위한 6개의 작품, 작품번호 51번'은 각각의 곡이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헌정되었는데요. 가장 유명한 작품인 '감성적인 왈츠'는 러시아 경제학자 '니콜라이 콘드라트예프' 부부 자녀들의 가정교사였으며, 차이코프스키와도 가깝게 지냈던 프랑스 출신의 여성 '엠마 젠톤 (Emma Genton)'에게 헌정되었습니다.
https://youtu.be/FqOduWZ-Qg8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를 위한 6개의 작품 작품번호 51번
'세상에서 가장 슬픈 왈츠'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차이코프스키의 '감성적인 왈츠 (Valse Sentementale)'은 유난히 왈츠를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진 차이코프스키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특히 제목 속의 '센티멘탈'에서도 느낄 수 있듯 공허하고도 쓸쓸한 느낌이 물씬 풍겨나는 애수에 젖은 분위기의 작품입니다.
비오는 가을밤에 더욱 잘 어울리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선율 덕분에 피아노 독주 버전의 원곡 외에도 다양한 편성으로 편곡되어 연주되는 아름다운 '감성적인 왈츠'를 비오는 쌀쌀한 날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인 파전과 함께 음미하며 아름다운 러시아의 왈츠에 감성적으로 빠져들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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