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이재명 당대표 되면, 팬덤 심해져 결정적 위기에 빠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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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7.21. 오후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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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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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권 주자 인터뷰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대표 출마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설훈 의원(69)은 20일 “이재명 의원이 당을 이끌게 되면 강성지지층의 팬덤정치가 더 심화해 당이 결정적인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설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한 <한겨레> 인터뷰에서 “강성 지지층이 ‘나가죽으라’거나 ‘탈당하라’는 말로 동지를 밀어붙이며 당의 언로를 막고 있지만 이 후보는 ‘수수방관’하거나 ‘먼 산 불구경’하듯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설 의원은 앞서 이재명 의원에게 ‘동반 불출마’를 공개 제안했지만 이 의원이 출마하자 뒤이어 출마를 선언했다.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투옥되는 등 반유신투쟁을 벌인 그는 1988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정계에 입문한 뒤 5선을 지냈다.

지난 17일 출마선언 뒤 광주부터 찾은 설 의원은 “자칫하면 호남인들이 우리 당에 대한 애정을 버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심각한 위기감을 느꼈고, 이걸 바로잡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를 둘러싼 지지자와 측근들의 패권적 움직임 때문에 민주당의 소통이 막혀 있다’는 데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설 의원은 “당에는 강한 진보부터 중도 보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어야 한다”며 “한쪽으로만 흘러간다면 제대로 싸울 수도 없고 (선거에서) 이길 수도 없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이재명 의원의 강점으로 꼽히는 ‘강한 구심점’ 구실에 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은 완전히 상식을 벗어났다”, “윤 대통령은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안 들리며 자신만 옳다고 하는 ‘권력중독’에 빠졌다”고 비판하며 강력한 대여투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어 “강한 리더십은 한 개인에게서 나오는 게 절대 아니다”라며 “되레 독선에 빠져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갈 위험이 높고, 당이 분열하며 오히려 가장 약한 형태로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특히 “정치적 설득의 경험이 없다”는 점을 이 의원의 한계로 꼽았다. 그는 “전당대회 출마 역시 수많은 의원들은 물론이고 원로들까지 나서서 말렸지만 결국 출마를 강행하지 않았냐”며 “혼자서 끌고가는 리더십은 성남시나 경기도 같은 단위에선 성공할 수 있지만 정치에선 타인을 설득하는 일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주변의 만류에도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유를 두곤 “‘내가 살려면 당 대표가 되는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거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의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성남 에프시(FC) 후원금 의혹’ 수사 앞에 “자기 보호본능이 강하게 일었을 것”이란 해석이다.

설 의원을 비롯한 당권 주자들이 이처럼 ‘이재명 때리기’에 나서자, 민주당 안팎에선 전당대회를 앞두고 비전보단 ‘반 이재명 전선’밖에 보이질 않는단 지적도 나온다. 그는 당 대표가 되면 ‘지구당 부활’을 통해 당내 민주화를 유도하겠다고 했다. 설 의원은 “정당법 개정을 통해 지구당을 부활하면 원내와 원외 지역위원장의 권한을 분산하는 동시에 효과적으로 당원 교육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설 의원은 중앙위원 투표 70%, 일반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하는 예비경선 통과에 대해선 낙관했다. 그는 “예비경선에 여론조사가 들어오면서 예측이 어려워지긴 했지만 제가 당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중앙위원들의 90% 이상은 저를 잘 알다. 출마 뒤 다녀보니 이재명 후보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재선의원 그룹 등 다른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3자 구도인 본선 시스템상 단일화를 할 수밖에 없다”며 “만일 제가 3위를 한다면 2위 후보를 밀어줄 작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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