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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급 PSAT 언어논리 35번 프리미엄 해설

2023.10.09. 오후 10:02

2015년 5급 PSAT 언어논리 인책형 35번

조금만 눈알을 굴려도 논리학 지문임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논리학 배경지식에 따라 독해 난이도가 크게 바뀌는데, 타겟팅하기 쉬운 만큼 논리학 배경지식은 충분히 쌓아두어야 한다.

<차례>

-사고 및 풀이 과정

-객🌰적 난이도 및 코멘트

사고 및 풀이 과정

발문이 추론이고 보기 박스가 있어 선지부터 슥 체크해보면, 2치 논리와 퍼지논리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2치 논리는 어떤 체계인지 잘 알고 있지만 퍼지논리는 모른다. 지문을 읽어와야 하겠다. 독해하러 올라간다.

※ 물론 퍼지논리까지도 알고 있다면 그냥 선지 풀이로 넘어가면 되지만, 이 시험을 위해서만 논리학을 공부했다면 웬만해서는 모를 것이다.

‘참’과 ‘거짓’만을 다루는 전통적인 2치(二値) 논리와 달리, 퍼지논리는 ‘부분적 참’을 말하는 명제에도 진릿값을 할당한다. 완전히 참인 명제에 1의 진릿값을 할당하고, 완전히 거짓인 명제에 0의 진릿값을 할당하자. 그런데 갑돌이의 머리숱이 다른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엔 “갑돌이는 대머리이다.”는 100 % 참도, 100 % 거짓도 아니다. 즉 우리는 이 명제에 1, 0의 진릿값을 할당할 수 없다. 퍼지논리는 이러한 명제들이 완전한 거짓 또는 완전한 참에 얼마나 가까운가의 정도에 따라 0과 1 사이의 실수값을 진릿값으로 부여한다.

2치 논리가 무엇인지는 이미 알고 있으므로 퍼지논리가 어떤 체계인지 이해하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만약 2치 논리가 무엇을 말하는지 정확히 모르더라도, 첫 문장에서 '참'과 '거짓'만을 다룬다는 것만으로도 기존에 논리 문제 풀이에 쓰던 그 체계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물론 2치 논리라는 말을 알고 있게끔 공부해두는 게 베스트다. 내가 쓰는 체계의 이름은 알아야지…).

완전히 참=1, 완전히 거짓=0으로 진릿값을 할당한다는 문장에서 미리 2치 논리를 "T와 F만 있는 체계"에서 "1과 0만 있는 세계"로 바꾸어놓아야 한다. 이 글은 2치 논리와 퍼지논리를 비교하고 있으므로, 우리에게 익숙한 T와 F의 체계를 그대로 사용하면 퍼지논리와의 비교가 제대로 될 리 없다. 해설 이미지에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을 그려놓았다.

중간의 대머리(왜 하필) 예시는 건너뛰고, 퍼지논리는 1과 0만 있는 2치 논리와 달리 0과 1 사이의 실수값을 진릿값으로 부여하는 체계임을 확인한다. 완전한 참/거짓에 얼마나 가까운지에 따라 그 값이 정해진다는 것도 해설 이미와 같이 수직선 개념으로 연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퍼지논리에 대해 당장 제기되는 의문은 진리의 정도, 즉 ‘얼마나 참인가’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이다. ‘대머리임’, ‘키가 큼’과 같은 모호한 자연언어 표현을 포함한 명제의 진리 정도를 해석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원소성’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원소성은 한 원소가 집합에 속하거나 그렇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갑돌이가 흡연자일 경우, 갑돌이는 흡연자 집합의 원소가 된다. 원소성의 ‘정도’란 특정 원소가 집합에 속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가령 “갑돌이는 대머리이다.”가 0.7의 정도로 참이라는 것은, 갑돌이가 대머리 집합에 100 %는 아니지만 70 %의 정도로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문단에서는 퍼지논리의 진릿값 결정 방식을 '원소성' 개념으로 설명해주는데, 정의와 함께 대머리 예시까지 확인하고 나면 더 할 건 없다. 정말 원소성의 정의만 띡 던져준 상황이라 '아 그렇구나' 하고 이해했으면 다음 문단으로 가야 한다(여기까지 읽으면 대머리가 찰떡 예시임을 이해할 수 있다…).

퍼지논리에서의 원소성 정도는 확률 개념과 다르다. 갈증을 느끼는 당신이 두 병의 음료수를 받았다고 하자. 병 A에는 순수한 물의 집합에 속하는 원소성 정도가 0.9인 음료가 담겨 있고, 병 B에는 순수한 물일 확률이 0.9인 음료가 담겨 있다. 당신은 어느 쪽 음료를 마시겠는가? 병 A의 경우 0.9라는 수치는 순수한 물, 즉 100 %의 물에 ‘유사한’ 정도를 나타낸다. 즉, 순수한 물에 90 % 정도 유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병 B의 경우 0.9라는 수치는 여러 병들 중에서 순수한 물을 담은 병을 뽑을 개연성이 90 %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흥미로운 것은 2치 논리의 가장 기본적인 법칙인 무모순률의 법칙, 즉 명제는 참이면서 동시에 거짓일 수 없다는 법칙이 퍼지논리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3문단은 첫 문장부터 중심 내용을 명확히 알려줘서 읽기 쉽다. 원소성과 확률의 차이를 보여주는 음료 예시도 이해를 잘 도와준다. 그보다 중요한 건 마지막 문장인데, 퍼지논리에서 무모순률의 법칙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한다. 이 법칙은 설명되어 있듯 어떤 명제가 T인 동시에 F일 수 없다는 것이고 논리학을 처음 공부할 때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게 되는 내용이다. 이유는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 있다. 퍼지논리에서 0.7 정도로 참이라고 하면 그것은 0.3 정도로 거짓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니까(수직선에 점을 찍어보자).

1과 0을 기준으로 한 2치 논리와 퍼지논리 체계의 정의, 원소성의 정의와 확률과의 차이까지 큰 틀에서 머릿속에 정리되었어야 하고, 선지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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