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실권 유동규, 성남시는 李”
유 주장과 부합하는 증언 나와
향후 법원 판단에 영향 가능성
檢 ‘법카의혹’ 경기도청 압수수색
李·김혜경 배임혐의 피의자 적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의 ‘최종 결정권자’라는 취지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언이 나오면서 향후 이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도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이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이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1심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을 상당 부분 인정한 바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황무성 전 공사 사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유 전 본부장 등의 대장동 배임 혐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 당시 공사의 주요 의사결정은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
대장동·위례 개발 사업과 관련한 공사의 주요 의사결정도 결국 이 대표가 했다고 이해했다는 게 황 전 사장의 주장이다. 검찰이 “대외적으로 시설물 관리 전담 부서로 알려진 공단 ‘기술지원TF’가 위례·대장동 관련 업무를 검토했는데, 이를 유 전 본부장 개인이 할 순 없고 이 대표가 지시한 것으로 생각했나”라고 묻자 황 전 사장은 “당연하다”고 했다. 또 대장동 사업의 주도권을 공사가 아닌 민간 사업자들이 갖게 된 상황도 성남시의 결정이나 승인 없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관련한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사진은 4일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모습. 공동취재사진 |
다른 관계자들의 증언이 유 전 본부장의 주장과 일치하면서 진술의 신빙성 높아지고 있다. 법원은 최근 이 대표의 측근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을 하면서 유 전 본부장의 진술 신뢰성을 상당히 인정했는데, 이는 핵심 진술로 유죄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
압수수색 대상에는 도청 총무과와 비서실 등 10여 군데를 비롯해 법인카드가 사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식당, 과일가게 등이 포함됐다. 이날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 대표와 배우자 김혜경씨가 업무상 배임 혐의 피의자로 함께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경찰은 관련 의혹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며 이 대표를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나 공익 신고자의 신고로 이 사건을 조사한 국민권익위원회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배우자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해 알았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 10월 대검찰청에 사건을 이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