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얼룩말 세로, 단단히 삐졌다..."당근 줘도 안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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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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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대공원 사육사 "세로, 회복 잘 돼서 건강…심리 상태 완전히 삐져 있어"
"간식도 안 먹어…문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다"…암컷 얼룩말 늦어도 내년께 데려올 예정
얼룩말 '세로'가 간식을 거부하고 있다.ⓒJTBC 보도 화면 갈무리
[데일리안 = 박상우 기자] 동물원 탈출 소동을 벌인 얼룩말 '세로'가 현재 단단히 삐진 상태이다. 가장 좋아하는 당근 간식 마저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어린이대공원 허호정 사육사는 세로의 복귀 후 상태에 대해 상세히 전했다.

허 사육사는 "지금 세로는 다행히 회복이 잘 돼서 건강하다"며 "하지만 심리 상태는 완전히 삐져 있다. 간식도 안 먹는다는 표현을 확실히 하고 시무룩하게 문만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세로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이 당근인데, 당근을 줘도 먹지 않고 실내 기둥을 머리로 '툭툭' 치고 있다고 한다.

어린이대공원 측은 세로의 안정을 위해 암컷 얼룩말을 데려와 짝을 만들어 줄 예정이다. 다만 이 얼룩말은 나이가 어려 한동안 부모 곁에 머무를 예정이다.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께는 세로의 옆에 데려다줄 계획이다.

앞서 지난 1월 서울시설공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려진 이야기에 따르면 세로는 2019년 6월 동물원에서 태어나 부모와 함께 지내다 2021년 엄마 '루루'에 이어 지난해 아빠 '가로'를 차례로 잃었다.

  • 광진소방서는 이날 오후 2시 43분께 얼룩말 한 마리가 주택가를 활보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전했다. 얼룩말은 인근 어린이대공원에서 탈출한 것으로 밝혀졌다.ⓒ뉴시스


이후 세로는 축사에서 홀로 지내왔다. 사람 나이로 치면 열 살 전후에 부모를 잃은 세로는 상실감에 반항아가 됐다.

최근에는 밤에 실내 공간인 내실로 들어오기를 거부하고 외부 방사장(외실)에서 지냈으며 옆집 캥거루와 싸우기도 했다.

그러다 우리 주변에 설치된 나무 갑판을 부수고 탈출까지 했다. 세로는 인근 도로를 지나 주택가를 돌아다니다가 3시간 30분 만에 동물원으로 돌아왔다.

의식을 차린 후에는 전담 수의사와 사육사의 보살핌 속에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경욱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복지팀장은 "다리에 살짝 까진 상처가 있지만 자연적으로 치료되는 정도"라며 "오늘 새벽에 확인했더니 세로가 무척 건강하고 오히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표정을 짓더라"고 전했다. 조 팀장은 "탈출한 이유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얼룩말이) 무리를 지어 사는 동물인데 혼자 지내면서 외로움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어린이대공원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해 상반기 예정했던 시설물 개·보수 시기를 앞당겨 어린이날 전까지 울타리 소재를 목재에서 철제로 바꾸고 높이도 더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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