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불과 2개월 만에 "사업 접자"…거여1단지 리모델링 중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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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2.16. 오전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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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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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거여 마천동 일대. /사진=뉴스1

부동산 경기 침체에 조합원 간 내분까지 겹치면서 서울 송파구 거여동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인 거여1단지가 사업을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거여1단지 리모델링 조합은 다음달 11일 임시총회에서 리모델링 사업 추진 여부를 묻는 안건을 투표에 부쳐 사업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경기침체와 금리인상, 공사비 증가와 더불어 리모델링 반대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사업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민하면서다. 조합원 과반수 이상 참석해 과반수 이상 찬성하면 조합이 해산되고, 사업은 멈춘다.

조합은 조합원들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현재 시점에서 예상되는 조합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사업을 가급적 빨리 중단하는 것"이라며 "위축된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고 심리적 불안감도 해소돼 확신이 들었을 때 다시 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거여1단지는 지난해 12월 조합 창립총회를 열고 이제 막 리모델링 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그런데 불과 2개월여 만에 조합 내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사업 중단 위기에 몰렸다.

발단은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리모델링 사업 착수에 따른 분담금을 1가구당 950만원씩 요구하면서다. 사업 초기 운영비를 조합원들이 부담해, 자금을 대여해주는 정비업체나 시공사에 끌려다니는 일을 방지하자는 게 조합의 취지였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며 납부를 거부한 조합원들에게는 8%의 연체이자까지 물린다고 하자 반발이 거세졌다.

이외에도 조합장이 인건비 월 500만원에, 부동산 전문인력비 명목으로 월 600만원을 더해 한 달에 1100만원을 수령하는 등 운영비 예산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조합은 반대 여론이 높은 만큼 사업을 중단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조합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고 공사비가 인상되는 등 여러 변수가 많은 상태에서 조합 내부 갈등으로 사업까지 지연되면 조합원 피해가 커지게 된다"며 "운영비 등 문제제기에 대해 비난을 들으면서까지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거여1단지가 일반적인 리모델링 조합과는 완전히 다른 생소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사업 중단 위기에 이른 것으로 본다. 대부분 리모델링 단지에서는 시공사 등과 계약을 맺고 자금을 대여해 사업비로 활용한다.

서울시 리모델링 주택조합 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리모델링 조합은 거여1단지처럼 운영하고 있는 곳이 한 곳도 없을 정도로 생소한 방식"이라며 "이에 의문을 갖기 시작한 조합원들이 늘어나면서 반대 여론이 커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원들에게 조합 운영비를 받을 경우, 자금 관리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중간에 사업이 멈추면 돌려받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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