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추격 매수 자제해야"
美 등 기준금리 내리더라도
원·엔 환율 950원 정도 그칠듯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8일 원·엔 재정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100엔당 912원28전을 기록했다. 작년 첫 거래일인 1월 2일(971원93전)에 비하면 6.1% 하락했지만, 지난해 연저점을 기록한 11월 16일(856원80전)과 비교하면 6.5% 올랐다.
작년 11월에 기록된 850원대 원·엔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월 10일(855원47전) 이후 15년10개월 만에 최저였다. 기록적인 엔화 약세 현상이 펼쳐지자 엔화 투자자는 물론 일본으로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관광객의 엔화 구매 수요까지 몰리면서 엔테크 열풍이 불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11월 엔화예금 잔액은 1조1971억엔으로 작년 4월(5979억엔)보다 두 배로 불어났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완화 움직임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으로 인해 달러 대비로는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엔화뿐만 아니라 원화도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엔 환율은 내년에 평균적으로 100엔당 920~930원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박 연구위원은 “원·엔 환율이 그 이상으로 올라봤자 정기예금 수준의 수익률(연 4~5%)밖에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환전 수수료를 고려하면 910원대인 현재 환율 수준에서 엔테크에 나서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도 “미국 등 주요국들이 대부분 기준금리를 내리는 가운데 내년엔 일본만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내년엔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원·엔 환율은 올라봤자 100엔당 950원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기간을 10년 정도로 길게 놓고 보면 원·엔 환율이 장기적으로 100엔당 1000원까지 갈 수 있지만, 1~2년 내에 10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