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도 안돼, 갈 곳도 없어".. 그래서 쉰다는데,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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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6.15. 오후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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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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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청년층 인구 줄었는데.. ‘쉼’ 늘어
고용률↑ 실업률↓.. 고용 상황 “글쎄요”
2030 ‘쉼’ 60만 명 넘어.. 일자리 한계

“면접 탈락하고 잠시 쉰다는게 벌써 3년 째. 일자리가 없네요. 이젠 찾아볼 생각은 커녕, 아예의욕도 안나네요” (김○○. 32. 취업 준비생)

생각이 없어서 그러는게 아니라, 갈데가 없어서 안나선다는 얘기입니다.

실업률 감소와 고용 증가라는 실적 속에 위기감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취업 전선에 나서야 할 청년층 일자리 위축이 더 뚜렷해지며 우려를 더하고 있습니다.

오늘(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8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 1,000명(1.2%)이 증가했습니다.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부터 27개월 연속 늘었다고 하는데 증가 폭은 전달(35만 4,000명)보다 소폭 둔화 양상을 보였습니다.

문제는 지난달 경제활동 뿐만이 아니라, 취업 준비조차 나서지 않는 ‘쉬었음’ 인구가 27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청년층 인구가 전년 대비 18만 명이 감소했는데, ‘쉬었음’ 청년은 오히려 더 늘었습니다.

취업난에 시달리기보다는 오히려 ‘쉼’을 택하는게 아닌지 우려를 낳는 이유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쉬었음’ 인구가 전년 동월 대비 18만 1,000명(8.8%)이 늘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2월(21만 6,000명) 이후 27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쉬었음’ 인구는 2021년 8월부터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 12월(3만 4,000명)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이를 포괄하는 ‘비경제활동인구’는 취업상태에 있어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실업자를 제외한 인구로, ‘쉬었음’은 이 가운데 아, 가사, 재학·수강, 연로, 심신장애 등 일할 능력이 있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경우를 뜻합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575만 6,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11만 5,000명이 줄었습니다.

이 가운데 구직 단념자는 33만 4,000명으로 8만 9,000명 감소했지만 ‘쉬었음’은 224만 7,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18만 1,000명 증가했습니다.

특히 전 연령 중 15~29세 ‘쉬었음’인구가 인구 감소(17만 6,000명) 영향에도 불구하고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지난달 10대와 20대 ‘쉬었음’ 인구가 각각 4,000명(17.7%), 3만 6,000명(11.1%) 늘었습니다.

20대만 해도 4월 3만 8,000명으로 플러스 증가한 이후에,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양상입니다.

60세 이상(17만 4,000명, 20.1%)도 늘고 40대(-1만 2,000명, -5.1%)는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구직이나 취업 준비를 하지 않은 채 그냥 쉬고 있는 청년만 해도 6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20~30대 ‘쉬었음’ 인구는 60만 8,000명에 이를 정도입니다.

이같은 취업자 수 감소 이유는 고용환경 악화 때문에서 원인을 찾습니다.

취업시장 자체가 신규 채용보다 경력직 채용으로 전환하는 추세에, 청년층에 신규 일자리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탓입니다.

결국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청년층 이탈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관련해 통계청은 취업 전선에서 탈락한 이후, 다시 구직활동이나 취업준비를 하지 않고 쉬는 청년층이 늘어난게 이같은 ‘쉬었음’ 비중을 늘린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청년층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취업에서 탈락하면 재차 취업시장으로 돌아가는게 아닌 잠시 쉬었다가 가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청년층 취업자는 1년 전보다 9만 9,000명이 줄어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고용률은 47.6%로 전년보다 0.2%포인트(p) 하락했습니다.

취업인구는 비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해 실업률은 1.4%p 줄어든 5.8%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이 역대 최대(63.5%)를 기록하고 실업률이 2.7%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지만 이같은 비경제활동 증가와 ‘쉬었음’ 추이를 감안할 때 현재 고용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만 없는게 이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전체 청년 인구가 줄어드는데, 구직을 중단하는 이들이 감소하지 않는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정책 지원이 아쉬운 부분”이라며 “청년 자원들을 수용하고 활성화할 수 있는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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