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못 받으면 어쩌나”…보증사고 1년만에 두배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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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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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가 대신 갚아준 보증금 1조원 육박…전세값 떨어지며 역전세 우려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급매·급전세 등 안내문. [연합뉴스]

지난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관련 보증사고가 전년 대비 두배 가까이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리 인상 여파로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하락하면서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17일 HUG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보증사고 건수는 5443건으로 전년(2799건)보다 두배 가까이로 늘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은 세입자가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가입하는 보증상품으로 집주인이 계약 기간 만료 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보증기관이 대신 보증금을 가입자(세입자)에게 지급(대위변제)하고 나중에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받아내는 것이다.

보증사고 건수는 2015년 1건에서 매년 증가해 2019년 1630건으로 처음 1000건을 돌파했다. 이어 2020년 2408건, 2021년 2799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하반기 들어 집값과 전셋값 하락 등에 따른 보증사고가 급증하며 1년 만에 5000건을 넘어섰다.

보증사고 금액도 덩달아 늘어났다. 2021년 5790억원이던 사고 금액은 지난해 1조1726억원으로 불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보증사고로 인해 HUG가 실제로 집주인을 대신해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액도 2021년 5040억원에서 지난해 9241억원으로 불어 1조원에 육박하면서 역대 최대였다. 대위변제를 받은 세대는 2021년 2475세대에서 작년 4296세대로 늘었다.

전세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이들도 지난해 최다를 기록했다. 소위 '갭 투기'를 이용한 조직적인 전세 사기가 잇따라 일어나는데다가 전셋값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전세 시세가 계약 당시보다 하락하는 역전세 우려가 커진 탓이다.

지난해 HUG에서 보증보험을 새로 발급한 세대는 23만7797세대로 전년과 비교해 5600여가구 늘었다. 보험 발급 금액도 55조4510억원으로 전년(51조5508억원)보다 3조9000억원 증가했다.

문제는 집값과 전셋값 하락으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소위 '깡통전세'가 증가해 보증사고는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부동산테크를 통해 공개한 '임대차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3.6%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68.7%와 62.5%였다. 지방은 77.0%에 달했다. 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율이다. 이 비율이 높아 전세가가 매매가에 육박하거나 추월하면 세입자가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떼일 위험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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