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반 만에 동해 이동 예측
최대 600㎜ 물폭탄 대비 차원
댐 60억t 홍수조절용량도 확보
尹 “한발 앞서 완벽 대응해야”
5일 오전 9시부터 6일 오후 9시까지가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힌남노는 6일 오전 부산 인근에 상륙해 2시간 반 만에 동해로 빠져나가겠지만, 강풍반경이 워낙 큰 탓에 이틀 동안 역대 가장 강한 비바람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도 “힌남노는 정말 강할 것으로 예상되며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예상되니 슬픔과 회한이 다시 찾아오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5일 오전 9시 ‘초강력’ 강도로 서귀포 남서쪽 460㎞ 해상까지 올라올 전망이다. 대만 동쪽 해상에 머무는 동안 위력이 조금 약해졌지만 북상을 시작하며 다시 힘을 되찾았다. ‘역대 가장 강한 태풍’이 될 것이란 예보도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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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제주도 서귀포 해안에 파도가 치고있다. 연합뉴스 |
제주와 부산 지역은 이미 비상상황이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제주 서부지역에 시간당 5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려 주택·상가·학교 등이 침수됐다. 제주에서는 이날 모든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고 공항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려는 관광객들로 붐볐다.
부산 해운대구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월파 우려 지역에 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대피 권고를 내렸다. 폭우 때마다 물에 잠긴 부산 동구 자성대 아파트 주민들은 이날 생필품만 챙긴 채 집에서 빠져나왔다. 해운대 마린시티 인근 상점들은 침수에 대비해 도로에 모래주머니를 쌓았다.
제주와 영·호남 지역에서는 선박 수천 척이 항구로 대피했다. 목포 선착장에서는 어선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어선과 부두, 어선과 어선끼리 밧줄로 결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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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4일 부산항 5부두에 선박들이 대피해 있다. 힌남노는 6일 새벽 서귀포 부근을 지나 같은 날 오전이면 경남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연합뉴스 |
원자력발전소도 비상이다. ‘역대 최강’ 태풍이 지나는 경남에는 원전이 밀집해 있다. 2020년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 때 강한 바람을 타고 해수 염분이 원전 내 전선 애자(절연장비)에 달라붙으면서 신고리 1·2호기와 고리 3·4호기, 월성 2·3호기의 가동이 줄줄이 정지됐다. 2003년 매미 때도 고리 1∼4호기 등 5기가 멈춰선 바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마이삭·하이선 이후 외부 전원선로를 개선하고, 10분 평균풍속을 네 단계로 나눠 ‘태풍 대비 발전소 안전방안’을 수립했다”며 “현재는 가장 낮은 초속 22∼23m로 예상돼 이 일대 원전이 모두 정상운전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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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제11호 태풍 '힌남노' 대비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