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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악의는 없어요. 선의도 없지만. 당신을 대하는 그의 모습

2022.12.15. 오후 11:57
by 연남동 심리카페 J

카페에 오는 손님들은 개인으로 오시는 손님들보다는 커플로 오는 손님들이 좀 더 많습니다. 둘의 모습이 부럽게 느껴질 정도로 이 분에게 이런 분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그런 분이 연인으로 있는 분들도 있고, 안쓰럽고 안타깝게 느껴지는 분들도 있습니다.

안쓰럽고 안타깝게 느껴지는 경우는 단지 상대에게 공감을 잘 못해준다거나 서운하게 하는 것이 있는 분들은 아닙니다. 생각보다 상대의 기분과 감정을 잘 읽지 못하고 서툰 분들은 많으니까요. 제가 안쓰럽고 안타깝게 느껴지는 상대의 기분과 감정을 잘 읽지 못하고 서툰분들이 아니라 공감이라는 것 자체가 살아온 삶에서도 상담을 받으러 와 있는 순간에도 없는 분들입니다. 마치 공감이라는 기능을 상실하였거나 애당초 공감을 할 수 있는 뇌에서의 부분이 소실된 채로 이 세상에 온 분들이죠.

그런 경우, "어떻게 하면 저희가 싸우지 않고 잘 지낼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면 저는 참 난감해집니다. 상대의 기분과 감정을 인지는 하지만 인식을 하지 못한다는데 그저 말을 좀 다르게 하고 행동을 다르게 하는 연출을 하는 것이 결국은 그 불편함에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흘러가게 되니 말입니다.

물론 이것도 상대가 그러려고 하는 마음이 있는 경우인 것이고요. 많은 경우 애당초 그런 마음 조차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상대에 대한 이해가 아닌, 자신이 불편한 상황을 접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알고 싶어 하는 정도나 그 조차도 없으니 말입니다.

오늘 상담을 받으러 오신 커플 역시 그러했습니다. 상대는 혼자라는 느낌을 겪고 있는 분에게 아무런 감흥이 없었습니다. 보내온 시간과 겪어야 했던 상황들로 인해 접해야 했던 상처와 단절에 대해 안쓰러움을 못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저 신기하고 흥미로운 시간이였다고 반응을 하셨으니 말입니다. 재밌고 좋은 시간이였다는 반응을 하는 모습에 안타까움과 안쓰러움은 더 크게 남았었습니다.

왜 그러는 것일까요?

심리학에서는 '조망수용 능력'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조망수용 능력은 '타인의 입장에 놓인 자신을 상상하는 것에 의해 타인의 의도나 태도 또는 감정, 욕구를 추론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조망수용 능력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형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환경과 유전에 의해 어떤 사람은 조망수용 능력이 매우 발달되어 있는 사람도 있지만, 똑같이 환경과 유전에 의해 조망수용 능력이 매우 낮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조망수용 능력이 0인 사람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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