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으나 마나 전기장판..뜯어보니 열선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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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1.02. 오후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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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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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홀로사는 어르신이나 저소득층이 한 겨울 추위를 이겨내는데 그나마 효자 노릇을 하는 것이 전기장판입니다.

그런데 새로 산 장판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열선을 대거 줄인 게 문제였습니다.

화재 예방 등 안전상 이유로 열선을 줄였다는 다소 황당한 해명에, 소비자는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스비 걱정을 하는 늙은 어머니를 위해 김씨는 3개월 전 전기매트를 구매했습니다.

3년 전 같은 회사의 동일 제품을 구매해 만족했던 기억에 같은 제품을 재구매한 겁니다.

그런데 아무리 온도를 올려도 매트 중앙 외에는 도통 따듯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의문입니다.

[김 씨 어머니]
"너무 차갑고, 따뜻한 비율이 이렇게 적으니, 갓난아기나 딱 눕혀놓고 못 움직이게 하면 되지, 그 이상 뭐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알고보니 열선이 없는 게 문제였습니다.

3년전 구매했던 제품의 크기는 가로 95센티미터 세로 195센티미터인데 위, 아래를 제외한 매트 전면에 열선이 비교적 촘촘하게 깔려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구매한 제품의 경우 양 옆 각 20센티미터, 아래 19센티미터에 열선이 깔리지 않은 겁니다.

열선이 줄어든 만큼 난방 면적도 32%가량 줄었습니다.

[박혜진 기자]
"이처럼 내부를 직접 뜯어보면 열선이 깔려 있는 부분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양 옆과 위 아래 상당 부분을 제외한 이 한 가운데 부분만 전기매트라고 할 수 있는 셈입니다."

실제 구매 후기 게시판에는 몇 년전 구매한 것과 최근 구매한 제품의 난방 효과가 크게 차이 난다며 비슷한 불만 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기매트 업체 관계자]
"저희가 이제 갈수록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 기존 거는 와트 수가 높았고 신규로 만드는건 와트 수가 작아졌기 때문에 열선의 차이는 있을 수 있어요."

실제 3년 전 제품보다 열선 배치 등을 줄여 소비전력은 180와트에서 70와트로 대폭 낮아졌지만, 최신 버전이라며 매트 가격은 오히려 30% 가까이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임의로 열선을 줄여 제기능을 못해도 제재할 근거가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
"화재나 감전의 우려가 있는지 전기적 안정성을 위주로 체크를 하고 있거든요. 열선을 얼마나 배열해야 된다, 그런 내용은 저희가 규정하고 있진 않습니다."

9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 7년 연속 한국 소비자 만족 지수 1위를 차지하는 등 전기매트 업계 1, 2위를 다투는 업체,

믿었던 소비자는 분통을 터뜨립니다.

[전기매트 구매자]
"소파에 깔아서 쓰는 방석 같은 수준이에요, 진짜로. 만약에 (상세 설명에) '열선을 줄였다' 그런 얘기가 있었으면 누가 사겠어요? 일언반구 그런 얘기도 없이.."

이들은 한국소비자원에 과대 광고, 소비자 기만 행위로 고발하겠다는 계획입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 조성우
그래픽 :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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