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융위기 수준 환율, 적기 조치로 시장 불안 잠재워야
원화값이 맥없이 무너진 것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킹달러’(강달러) 때문이다. 미국의 3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예상치를 두 배 이상 웃도는 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리 인하를 더 미룰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게 원인이다. 달러 초강세에 원화, 엔화 등 아시아 통화 동반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이란이 이스라엘을 보복 공격한 이후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안전자산 쏠림이 더해져 ‘묻지마 매수’ 심리가 커졌다.
그럼에도 유독 원화 하락폭이 두드러진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5일 전에 비해 원화가치는 3.1%나 하락했다. 반면 일본 엔화(-1.7%), 태국 바트화(-1.4%), 중국 위안화(-0.1%)는 낙폭이 덜하다. 외부 요인 외에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유가 불안에 따른 내수 경기 둔화 가능성, 총선 이후 정책 불확실성 등 대내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문제는 앞으로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다. 9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배당금 송금이 4월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달러 수급이 달릴 수 밖에 없다. 이스라엘의 재보복 가능성과 확전 가능성, 유럽 금리 인하 돌입 여부도 원화값을 더 떨어트릴 수 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까지 3고(高)가 현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 포럼 행사에서 “최근 경제 지표는 확실히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그런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고금리 장기화는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 기업을 한계상황으로 내몰게 된다. 대출 연체율이 크게 늘어 금융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부동산 PF 뇌관도 언제 터질지 아슬아슬하다. 대내외 악재에 대비해 금융·실물 경제 전반에 걸친 비상대응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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