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블랙핑크 이적설’ 도는 더블랙레이블, 몸값 1조 거론…VC들 돈 싸들고 줄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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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10.05. 오후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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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장외 시장에서 연예 기획사 더블랙레이블의 몸값이 대폭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 유치를 추진하면 무조건 참여하겠다는 벤처캐피털(VC)들이 줄을 섰는데, 대부분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가치 1조원은 재작년 초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을 때 몸값(1500억원)의 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최근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엔터) 소속 걸그룹 블랙핑크가 더블랙레이블로 이적한다는 소문까지 나오며 투자 심리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걸그룹 블랙핑크. /조선DB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더블랙레이블의 기업가치는 약 1조원에 달한다. 1년 전쯤 거론됐던 몸값이 3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굉장한 성장세다. 올해 들어 시장 유동성이 축소되고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불렸던 회사들이 줄줄이 몸값 하락을 겪은 것과 반대로, 더블랙레이블에는 재무적투자자(FI)들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더블랙레이블은 2016년 YG엔터 산하 레이블로 설립된 회사다. 그룹 원타임 출신 프로듀서(PD) 테디(본명 박홍준)가 이끌고 있다. YG엔터 소속 가수들의 프로듀싱을 맡고 그에 대한 금전적 대가를 얻는 한편, 자체 소속 가수들의 공연이나 음반 등을 통해 매출을 올린다. 더블랙레이블에 소속된 연예인으로는 그룹 빅뱅 출신 태양, 배우 박보검, 가수 전소미 등이 있다.

설립 초기 YG엔터는 더블랙레이블 지분 45%와 1주를 보유한 대주주였으나 지분율이 점차 낮아졌다. 더블랙레이블은 2021년 1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새한창투 등으로부터 전환사채(CB)로 425억원을 투자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YG엔터의 보유 지분이 희석됐다. 현재 지분율은 21%대에 불과하다.

더블랙레이블이 재작년 1500억원 가치에 투자를 받았을 때까지만 해도 IB 업계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비싸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적을 비웃기라도 하듯 몸값은 거침없이 뛰었다. 지난해 10월쯤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는 설이 나왔을 때는 기업가치 3000억원이 거론됐으며, 최근에는 그 3배가 넘는 1조원까지 오른 것이다.

최근 더블랙레이블에 대한 FI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한 건 블랙핑크의 이적설이었다. 블랙핑크가 올해 8월로 예정됐던 YG엔터와의 재계약 기한을 넘기며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여러 시나리오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YG엔터와는 그룹 블랙핑크로서만 재계약하고 멤버들 개인으로서는 다른 회사와 계약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YG엔터가 ‘블랙핑크’ 상표에 대한 퍼블리시티권을 갖고 있는 만큼, 멤버들이 그룹으로서의 계약까지 이어가지 않는다면 블랙핑크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한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블랙핑크의 더블랙레이블 이적설이 나온 바 있다. 테디가 블랙핑크를 만들고 키운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만약 블랙핑크가 YG엔터, 더블랙레이블이 아닌 제3의 회사를 새 둥지로 택한다 해도 결국 더블랙레이블과의 협업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다수의 VC들은 더블랙레이블이 다음 라운드 투자 유치에 나서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펀딩 추진에 대한 얘기는 작년 말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후속 투자를 받은 뒤 향후 기업공개(IPO)할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벤처캐피털리스트 출신으로 펄어비스를 성공적으로 상장시킨 정경인 대표를 영입한 것도 이 같은 청사진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지난해부터 더블랙레이블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하고 있는데, 합류 과정에서 동종업계(넥슨) 출신인 박지원 하이브 대표로부터 조언을 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더블랙레이블이 1조원의 몸값을 인정받고 투자 유치에 성공한다면, 시리즈A 투자에 들어갔던 새한창투는 구주 일부를 매각해 큰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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