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계엄 사태 이후 탄핵정국까지 이어졌지만, 정치 상황이 한국의 2025년 경제성장률이나 국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외국인들은 전망했다. 다만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쳐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룸버그 서베이(Bloomberg survey)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12·3 계엄 사태 이후 2025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변경할 예정’이라는 답변은 18%에 그쳤다. 82%는 ‘변경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6개월 뒤 한국 국가신용등급 예상은 ‘변화 없음’이 64%, ‘약간 하락’이 27%였다.
앞으로 12개월 내 한국 경기가 침체할 확률은 평균 35%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경기 침체 확률도 25%라는 점에서 한국 경기 침체 확률 35%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며 “일시적 경기 침체에 빠지더라도 계엄 사태 영향이기보단 내수 시장의 부진에서 비롯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2025년 1분기 말 기준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평균 1409원이었다. 최고 1450원, 최저 1350원을 전망치로 제시했다. 또 앞으로 6개월 이내 한국 시장 외국인 자금 유입 영향 전망은 ‘순매도’가 80%였던 반면에 ‘순매수’는 20%였다.
김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금리인하 속도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하나,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매도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1400원대에 머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한국은행의 선제적 금리 인하 기대감은 소폭 늘었다. 한국은행 금리인하 결정 전망을 두고 ‘변화 없음’ 55%, ‘선제적 금리 인하’ 27%, ‘금리 인하 폭 확대’ 18% 등으로 답했다. 김 연구원은 “오는 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2025년 1분기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커질 것”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정치적 요인은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펀더멘탈(Fundamental·근본 요인)이 아니라고 했다. 역사적으로 정치 상황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 변동성에 그쳤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준 것은 정치보다 경기 침체였다”며 “이번 사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빠르게 수습 방안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