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삼성 제친다” 선언한 인텔, 주가는 되레 6%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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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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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弗 매출·파운드리 2위 등극
투자자 행사서 목표 밝혔지만
고객 확보 언급 않고 연말로 미뤄
인텔 본사 전경. 인텔 제공

인텔이 내년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파운드리 2위를 차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시장에서는 인텔이 TSMC와 삼성전자를 단번에 추격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 인텔 주가는 6% 가량 하락했다.

인텔은 21일 투자자 대상 행사를 열고 ‘내부 파운드리 모델’을 실행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파운드리 사업을 별도 회사처럼 운영한다는 게 골자다. 인텔 내부도 이제 고객과 공급업체 관계를 맺게 된다. 인텔은 내부 고객 물량으로만 내년에 파운드리 부문에서 2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거둘 수 있다고 본다.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파운드리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텔의 주력 제품인 중앙처리장치(CPU) 등이 파운드리 매출로 잡히게 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에서 208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인텔은 삼성전자를 제치고 파운드리 2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밝힌 셈이다.

또 인텔은 내부 파운드리 모델을 통해 올해 30억 달러를 아끼고, 2025년까지 80억~100억 달러에 이르는 비용 절감 목표 달성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차갑다. 인텔의 주가는 6% 가량 하락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서밋인사이트그룹 킨가이 찬 수석분석가는 “내년에 매출 850억 달러를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TSMC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투자자들에게 인텔의 현재 제조 규모가 소규모이며 당분간 이 수준이 유지될 것임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파운드리는 핵심 고객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사업 분야다. TSMC가 압도적 1위를 달리는 배경에는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의 대형 팹리스가 자리하고 있다. 인텔은 외부 고객 확보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연말에 발표하겠다고만 했다.

순탄하게 고객을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텔 파운드리가 어느 정도의 공정을 구축했는지 명확하지 않다. 인텔은 오는 2025년 공개를 목표로 최신 18A(옹스트롬) 공정 기반 제품을 개발하는 등 현재까지 5개 이상의 내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내부 물량에 선제적으로 적용해 문제점을 해결하고 외부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인텔의 사업모델이 TSMC가 아닌 삼성전자와 같다는 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반도체 생산만 하는 TSMC와 달리 삼성전자와 인텔은 직접 설계도 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이다. 이는 반도체 설계 기술 유출 우려 등으로 외부 고객들이 생산을 맡기길 꺼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도 기술 유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내부 파운드리 모델은 제조 조직의 독립성을 높이기 때문에 고객의 데이터와 지적재산권(IP)을 완벽히 분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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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김준엽 기자입니다. 문화체육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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