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CCTV로 지켜봤지만…손 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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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0.31. 오후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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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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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호텔 옆 골목을 직간접적으로 비추는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인근 CCTV 모습. 윤성호 기자


■ 경찰·구청 사전회의 하고도 안전대책 미비…‘핼러윈 참사’

26일 관련기관 회의 열렸지만

10만인파 안전대책 논의 안해

해밀톤 호텔 옆 회전형 CCTV

경찰 등 실시간 확인 가능한데

사고당일 적절한 안전조치 못해

중·고생 6명 등 154명 사망


지난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최소 154명이 압사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 용산구청과 경찰 등이 참사 사흘 전 ‘4자 간담회’를 개최하고도 사실상 아무런 안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구청과 경찰은 사고가 난 골목 입구 및 근처 인도·도로 등을 비추는 실시간 CCTV를 통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정도로 인파가 밀집된 상황을 파악하고도 아무런 안전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3년 만의 ‘노 마스크’ 축제가 열려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집결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주최자가 없는 비공식 행사’라는 이유를 대며 당국이 시민 안전 관리에 완전히 손을 놓고 있었다는 무책임과 안전 불감증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31일 경찰 및 이태원상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26일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사무실에서 경찰, 구청, 이태원역장, 연합회 등 4자가 참석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용산서 112·여성청소년·형사과장, 이태원 파출소장 등이 참석했고, 구청 등에서도 담당자가 참석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구청, 역장, 상인 등 관련인들이 모두 참석한 게 맞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안전 관리 주체인 서울시는 해당 회의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간담회에서는 안전 관리 대책에 대한 논의 없이 범죄 예방과 방역수칙에 대해서만 논의가 오갔다. 엔데믹으로 3년 만에 대규모 축제가 열려 시민들이 크게 몰릴 것이 자명한 상황이었지만, 차량 통제나 폴리스라인 설치 등을 통한 인도 확보 등의 대책은 마련되지 않은 것이다. 실제 본지가 확보한 간담회 회의 자료를 보면, 대규모 인파 관련 내용은 “옥외영업준수를 협조해달라”고 당부하는 한 줄에 불과했다.

아울러 해밀톤호텔 옆 사고 골목 인근 CCTV로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적절한 상황 조치를 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태원 1번 출구 쪽에는 사방을 볼 수 있는 회전형 CCTV가 있다. 이 CCTV는 5차선 도로, 역 앞 상황 등 이태원 전반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 CCTV는 기본적으로 용산구청(U-용산통합관제센터)이 관리를 하고, 경찰관 1명이 상황실에 파견돼 CCTV 분석 업무 등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교통 CCTV를 실시간으로 보며 교통 흐름 등 안전 관리를 한다. 이에 더해 이태원역 내부에도 CCTV가 14대 있었다.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CCTV가 사방에 있어 이태원의 참혹한 상황을 보고 있으면서도, 경찰이나 구청 등이 안전 관리를 못 한 셈인 것이다.

꽃다운 나이에…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이태원 핼러윈 참사’ 추모공간에 시민들이 두고 간 조화와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등진’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메시지가 놓여 있다. 윤성호 기자


한편 이날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총 30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교육부는 “사망자 중에는 중학생 1명·고교생 5명과 교사 3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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