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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급 PSAT 언어논리 19번 프리미엄 해설

2023.10.11. 오후 5:15

2018년 5급 PSAT 언어논리 나책형 19번

19~20 세트 문항의 앞 문제다. 최근의 세트 문항이 으레 그렇듯 논리학 소재이고, 중심 소재가 뭔지도 친절하게 알려주는 지문이다.

<차례>

-사고 및 풀이 과정

-객🌰적 난이도 및 코멘트

사고 및 풀이 과정

발문이 '알 수 있는 것'이니 그냥 읽자.

인과 관계를 나타내는 인과 진술 ‘사건 X는 사건 Y의 원인이다’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사건 X는 사건 Y의 원인이다’라는 진술은 곧 ‘사건 X는 사건 Y보다 먼저 일어났고, X로부터 Y를 예측할 수 있다’를 뜻한다. 여기서 ‘X로부터 Y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관련된 자료와 법칙을 모두 동원하여 X로부터 Y를 논리적으로 도출할 수 있다’를 뜻한다.

1문단은 구조가 간명하다. 첫 문장에서 인과 진술을 소재로 한 글임을 알려주고, 나머지 두 문장은 모두 특정 표현을 정의하는 문장이다. 그런데 그 두 문장이 서로 연결된다. [원인이다 → 먼저 일어났고, 예측할 수 있다 → 자료와 법칙을 동원하여 논리적으로 도출할 수 있다] 순으로. 1문단에서 이런 연쇄가 발생한다면 글의 중심 내용은 웬만하면 연쇄의 마지막 지점에 있는 것이 된다. 즉, '먼저 일어났고'의 선후행 관계나 '예측할 수 있다'는 정의를 굳이 기억할 필요가 없다. 관련된 자료와 법칙을 써서 논리적으로 도출하는 것에 관한 얘기를 하겠구나, 정도로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관련 자료와 법칙을 우리가 어떻게 모두 알 수 있겠는가? 만일 우리가 그 자료나 법칙을 알 수 없다면, 진술 ‘X는 Y의 원인이다’를 입증하지도 반증하지도 못하는 것이 아닐까? 경험주의자들이 이미 주장했듯이, 입증하거나 반증하는 증거를 원리상 찾을 수 없는 진술은 무의미하다.

예측대로 2문단에서 관련 자료와 법칙 이야기가 이어지고, 핵심 논제(질문)가 던져진다. 자료나 법칙을 알 수 없다면 인과 진술을 입증/반증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앞으로 중요하게 다룰 것은 '자료나 법칙을 알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할 테다. 여기에 입증하거나 반증하는 증거를 찾을 수 없는 진술은 무의미하다는 조건이 덧붙여졌으니, "자료나 법칙을 알 수 없으면 진술이 무의미하네?"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생각을 못하더라도,

예컨대 ‘역사는 절대정신의 발현 과정이다’라는 진술은 입증 증거도 반증 증거도 아예 찾을 수 없고 이 때문에 이 진술은 무의미하다. 그렇다면 만일 관련 자료와 법칙을 모두 알아낼 수 없거나 거짓 자료나 틀린 법칙을 갖고 있다면, 우리가 ‘X는 Y의 원인이다’를 유의미하게 진술할 방법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뒤에서 친절하게 예시를 주니 그걸 활용해 논제를 잡아도 좋겠다. 그러나 나는 예시를 스킵할 것이고(어차피 앞 내용의 재진술이다), 2문단 끝자락에서 알려주어야 할 포인트는 "~는 것처럼 보인다."는 표현이다. 초반 문단에서 문장이 "A인 것처럼 보인다."고 끝난다면, 글쓴이는 다음 문단부터 "그러나 ~A다."를 주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예측을 무의식적으로 떠올릴 수 있다면 독해 속도에 부스터를 달아주거나 아예 몇 문장 스킵해버릴 수도 있다.

즉, 2문단 마지막 문단이 저렇게 끝났으니 보나마나 뒤쪽에 "관련 자료나 법칙을 모두 알아낼 수 없거나 거짓 자료, 틀린 법칙을 가지고 있어도 인과 진술을 유의미하게 진술할 방법이 있다"는 내용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꼭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생각해 보자. 오늘날 우리는 관련된 참된 법칙과 자료를 써서 A로부터 B를 논리적으로 도출함으로써 A가 B의 원인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하지만 1600년에 살았던 갑은 지금은 틀린 것으로 밝혀진 법칙을 써서 A로부터 B를 논리적으로 도출함으로써 ‘사건 A는 사건 B의 원인이다’를 주장했다. 이 경우 갑의 진술이 무의미하다고 주장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갑의 진술 ‘A는 B의 원인이다’는 오늘날 참이고 1600년에도 참이었기 때문이다.

3문단은 예측대로다. 갑의 예시를 통해 "틀린 법칙으로부터 도출한 인과 진술이 유의미한 경우"를 보여주었다. 왜 유의미한가? 갑이 내놓은 인과 진술이 오늘날 참이고 진술 당시에도 참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를 일반화해 정리하면, 인과 진술이 참이기만 하면 그걸 도출하는 데 쓴 자료나 법칙이 거짓이라고 해도 그 진술은 유의미하다. 이런 일반화 작업은 3문단을 읽는 동안 해두는 게 좋다. 안 하고 넘어가더라도 나중에 이 얕은 추론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은데, 읽는 동안 추론하는 것과 사후에 돌아와 추론하는 건 난이도나 처리속도가 크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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