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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붐바=글 박성은 기자, 사진 시스붐바 DB]
“타선이 강하다.” 그동안 연세대학교 야구부(이하 연세대)가 외부에서 자주 들어온 평가다. 이는 타선이 강하다는 말 그대로의 긍정적 평가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상대적으로 약한 마운드에 대한 아쉬움이 담긴 표현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전국체육대회 서울시 대표 선발전(이하 선발전)에서 연세대 마운드가 보여준 모습은 이같은 표현을 전복시키기 충분했다. 세 경기 중 첫 번째 경기는 노히트 게임, 두 번째 경기는 완투승, 그리고 마지막 경기에서는 완봉승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연세대는 두 번의 콜드게임을 포함해 3경기 동안 23이닝을 단 2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단단한 마운드의 힘을 보여줬다.
26득점 vs 2실점, 완벽한 투타란 이런 것
이번 선발전에서는 투타 밸런스를 언급하는 게 불필요할 정도로 각각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인 연세대다. 필요한 순간 뽑아낸 득점, 위기 상황마다 발휘된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은 매 경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12-0 대승을 따냈던 첫 경기 스타트부터 좋았다. 7타자가 9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매 이닝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고, 이 경기 선발 투수로 나서 3회까지 피칭한 박계륜(체육교육학과 20, 이하 체교) 역시 9타자 중 7타자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언터쳐블’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렇게 첫 경기 기분 좋은 승을 따낸 연세대는 이후 경기들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이전 등판에서 호투를 펼친 이승훈(체교 20)이 2차전에 등판해 고려대학교 야구부(이하 고려대)를 상대로 7이닝 3K 2실점 호투를 선보였고, 타선도 일찌감치 5점을 뽑아내며 1회부터 안정적인 5-1의 리드를 안고 출발했다. 지난 대통령기 대회에서 9-2 콜드 패를 당했던 수모를 같은 점수 콜드 승으로 그대로 갚아준 연세대다. 대망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연세대는 5-0으로 승리하며 위기 없이 승리를 가져갔다. 선발투수로 등판한 에이스 조강희(스포츠응용산업학과 19, 이하 스응산)가 9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며 무실점 역투를 펼쳤고, 타선도 2회와 4회, 6회, 7회 골고루 점수를 뽑으며 마운드 위에 선 조강희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투타의 조화였다.
골고루 올라온 컨디션,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
지금 연세대가 무서운 이유는 전력에 구멍이 없기 때문이다. 이전 대회에서 조금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선수들도 모두 컨디션이 올라온 상태다. 투수들은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탑재하며 점점 강해지고 있고, 타자들도 타석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는 끈질긴 승부를 이어간다. 팀의 사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주장의 활약이 두드러진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비정기 연고전 당시, 투런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며 고려대 더그아웃을 향해 보여준 김세훈(스응산 19)의 세리머니는 선수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기 충분했다. 주장의 솔선수범 활약은 팀을 더욱 하나로 똘똘 뭉치고, 모든 선수가 경기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이렇듯 윈윈하는 경쟁 속에 매 경기 다른 선수가 타점을 올리고 활약을 펼치는 것만큼 반가운 일이 없다. 내일의 주인공은 누가 될지 예측해보는 재미와, 골고루 활약하는 선수들 틈에 응원을 쉬어 갈 타이밍이 없다는 게 지금 연세대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아닐까 싶다.
대통령기와 선발전까지, 계속 이어진 경기 일정 속에서도 8월의 폭염과 폭우를 잘 이겨낸 연세대 선수들이다. 지금 같은 분위기를 잘 유지해 앞으로 있을 U리그 왕중왕전과 오랜만의 정기 연고전, 전국체육대회 본선까지 수월하게 치를 수 있길 바란다. 연세대가 서울시 대표로 선발된 전국체육대회 야구 종목 본선은 10월에 울산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