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위협에 무너진 학교 안전망… 교내 범죄 재발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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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2.12. 오전 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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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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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대전 고교 교사 피습사건 등 교내 범죄 피해 잇따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8세 여아가 흉기에 찔려 사망한 가운데 11일 오전 출입통제 팻말 뒤편으로 사건이 발생한 학교 건물이 보이고 있다. 김민 기자.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가 각종 범죄로 얼룩지면서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번 초등생 피살 사건 이전에도 외부인이 학교에 침입해 난동을 부리거나 교직원 또는 학생끼리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는 등 강력 범죄가 잇따라 발생한 바 있으나, 교육당국이 안일하게 대처해 재발 방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2023년 8월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 괴한이 침입해 교사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일어났다. 20대 남성 A 씨는 학교에 침입해 40대 남성 교사 B 씨의 얼굴, 좌측 흉부 등을 공격한 뒤 도주했다가 3시간 뒤 경찰에 붙잡혔다. B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의식을 되찾았다.

당시 A 씨는 자신을 이 학교 졸업생이라고 밝히고 교무실에 찾아와 B 씨를 특정하며 물어봤고, B 씨가 수업 중이라는 말을 듣고 약 1시간을 교실 밖에서 기다렸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해당 학교 졸업생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외부인의 교내 침입으로 인한 사건 외에 교내 구성원들 간 벌어진 범죄 사건도 있다.

앞서 지난 2008년 충남 천안의 한 중학교에서는 교직원 간 피살사건이 발생해 지역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행정실 교직원 C 씨는 행정실 서고에서 행정실장 D 씨를 흉기로 찔러 사망케 했다. C 씨는 평소 D 씨가 자신을 무시하고 괴롭힌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고 있던 중, D 씨로부터 또 다시 욕설을 듣자 순간 화가 나 옆구리와 가슴 부위를 흉기로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동급생 간 폭행이 촉발한 살인사건도 있었다. 지난 2002년 4월 서울의 한 공립중학교에서 3학년 E 군이 동급생 F 군을 수업 중 담임교사와 학생 30여 명이 보는 앞에서 무참히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E 군은 자신의 친구가 F 군으로부터 폭행당하는 것을 보고 친구를 구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화가 나 수업 중 양호실에 가겠다고 핑계를 댄 뒤 집에서 흉기를 챙겨 F 군을 찔렀다.

이처럼 학교에서 각종 흉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교육당국을 향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이미 앞서 여러 차례 학교 안전이 위협받는 사례가 있었음에도, 다신 이런 사건이 벌어지지 않기 위한 예방책이 제대로 마련·작동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교육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해당 교사는 사건 발생 전부터 정신질환을 이유로 동료들을 향해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을 학교 측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피해 예방을 할 수 있었음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건이 처음이 아님에도 또 다시 발생했다는 건 교육당국이 피해 예방에 대해 너무 안일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제대로 안전망을 구축해 다신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애도성명을 통해 "학교에서 학생의 안전을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도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는 근본적인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수사 기관과 교육부, 대전교육청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진상과 원인을 규명하고 예방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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