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한파’에 경쟁률 1:1도 안 되는 지방 아파트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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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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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만 신청한 아파트도
“올해 분양 시장, 초양극화”

새해 들어 분양에 나선 공동주택 단지들이 저조한 청약 성적표를 받았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주택 및 아파트 단지. /뉴스1

2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청약을 진행한 11개 단지 가운데 8곳이 경쟁률 1대1을 넘지 못했다.

충남 서산 해미면 ‘서산 해미 이아에듀타운’은 일반공급 80가구 모집에 단 1명만 신청했다.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 ‘인천석정 한신더휴’도 139가구 모집에 17명만 신청했다. 인천 연수구 ‘송도역 경남아너스빌’ 역시 94가구 모집에 20명만 신청해 0.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단지 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기 안양시 호계동 ‘평촌 센텀퍼스트’는 1150가구 모집에 257명이 신청해 경쟁률 0.22대 1에 그쳤다. 전북 익산 ‘익산 부송 데시앙 민간참여형 공공분양주택’도 727가구 모집에 120명만 신청, 경쟁률은 0.17대 1에 불과했다. 대구 동구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도 478가구 모집에 10명이 신청했다.

다만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 1·2블록은 각각 461가구, 491가구 모집에 모두 1만3000여 명이 몰리면서 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산업단지 일자리 수요가 풍부하고 가격 경쟁력이 높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미분양 해소를 위해 강남 등 3구를 제외한 전국 규제지역 해제,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올해는 지방을 중심으로 청약 한파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미분양이 5만8000가구(누계 기준)를 돌파했다. 전달보다 무려 22% 급증한 수치다. 이는 1993년부터 28년간 연평균 7만5000가구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적지만, 증가 폭이 가파른 상황이다.

박원갑 KB부동산수석연구원은 “아무리 입지가 좋아도 분양가가 싸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손실회피 심리가 작동해서 앞으로 분양 시장은 초양극화 현상이 빚어질 것”이라며 “결국 금리 인하가 시작돼야 본격적으로 거래가 늘고 시장이 정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규제 완화 덕에 최근 ‘전세 거래’에 숨통이 트였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전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물가상승에 고금리 이슈까지, 여전히 수요가 굉장히 위축돼 있는 상황”이라며 “서민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 하락 리스크에 대한 우려감이 함께 맞물리면서 시장이 급전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자 프로필

2008년 입사. 입법·사법·행정을 주로 다뤘습니다. 법조팀장, 부동산팀장 거쳐 대통령실 출입합니다. 저서 '한국의정치보도(공저)', '이기는로펌은무엇이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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