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가짜' 시장 사건이 제기한 동남아 도박·사기 산업과 중국의 연계 의혹 [P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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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12.28. 오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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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올해 중순 필리핀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앨리스 궈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처음에는 필리핀 국민도 아닌 사람이 서류 조작으로 필리핀의 한 소도시의 시장에 당선된 촌극으로 보였는데 나중에는 심지어 중국 정보기관 연루설까지 제기되면서 필리핀과 중국의 외교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 대사건으로 발전했습니다. 중국 전문 매체 더와이어차이나의 12월 8일자 기사는 앨리스 궈 사건 이면에 숨어있는 동남아-중국 온라인 도박·사기 산업의 현주소를 상세히 소개합니다. 처음에는 도박이 불법인 중국 본토 사람들의 도박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시작됐던 산업이 점차 덩치를 키우면서 온라인 사기로 영역을 확장하고, 그렇게 벌어들인 '검은 돈'이 동남아는 물론 중국의 정관계를 포섭하는 데 사용된 것입니다.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중국 정보당국이 이러한 온라인 범죄조직을 '활용'했을 가능성입니다. 앨리스 궈의 사례는 그 중 가장 대담한 시도였을 수도 있습니다. 정치와 외교의 세계에는 이렇게 경계가 불분명한 '회색지대'가 늘 존재했습니다. 과거 영국도 제국주의 시절 기업인지 국가조직인지 불분명한 동인도회사를 통해 인도를 공략했습니다. 한국의 공안 당국도 중국의 범죄조직을 이런 관점에서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2024년 9월 9일 필리핀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앨리스 궈. /사진=로이터/뉴스1

앨리스 궈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힌디 코 나 포 말라라(더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해임된 필리핀의 시장 앨리스 궈가 마닐라 인근에서 2024년 5월 열린 청문회에서 너무나 자주, 그리고 너무나 믿기 힘들 정도로 반복했던 문장이었다. 이는 SNS에서 유행하는 밈이 됐다.

사기, 인신매매, 그리고 간첩 행위 혐의에 직면한 38세의 궈는 자신이 어디서 태어났는지도, 왜 출생신고가 17년이나 늦게 되었는지도(그의 형제도 마찬가지였다)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학교도, 선생님들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한 상원의원이 궈의 어머니가 누구인지 물었다. 궈는 몰랐다.

궈는 2022년 6월,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100km 떨어진 인구 7만 8000명의 도시 밤반에 갑자기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2024년 3월, 당국은 궈가 지분 절반을 소유한 밤반의 땅에 있는 이른바 '필리핀 역외 도박 운영 시설'(POGO) 단지를 압수수색했다. 그들은 인신매매와 고문 피해자로 추정되는 사람 800명과 디지털 사기 증거, 그리고 고성능 총기를 발견했다.

청문회에서 1700달러(220만 원)가 넘는 프랑스 브랜드 고야드의 토트백을 움켜쥔 채, 궈는 자신이 단순한 삶을 살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리사 혼티베로스 상원의원은 궈가 헬리콥터와 단 350대만 제작된 레이싱카인 맥라렌 620R 한 대를 포함해 차량 16대를 소유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궈의 지문이 십대 시절 필리핀으로 이주한 중국인 궈화핑의 지문과 일치했다는 점이었다.

"궈는 POGO가 저지르는 범죄를 조장하기 위해 필리핀 시민으로 위장한 중국인입니다." 혼티베로스가 말했다.

혼티베로스는 더 나아가 궈가 중국공산당의 "자산"이라고 비난했다. 밤반은 필리핀 공군 시설과 가까운 지역이며 이후의 청문회에서 궈와 의심되는 중국공산당 공작원과의 연관성이 드러나면서 그가 단순히 허세 가득한 사기꾼 이상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페르디난드 "봉봉"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까지도 이 범죄 스릴러 드라마에 끼어들었다. "우리는 그가 어디서 왔는지 궁금합니다." 그가 말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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