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러 추악한 뒷거래에도 巨野 관심은 '이재명 방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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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9.14. 오전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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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제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4년5개월 만에 만났다. 장소부터 상징적인 이들의 만남을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건 양자 간 추악하고도 위험한 거래 가능성 때문이다. 회담 시작 전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의 군사·기술 협력 가능성에 대해 “서두르지 않고 모든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도 돕겠다”고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재래식 포탄과 로켓 등을 북한에서 수입하는 대신 북한 핵잠수함·정찰위성·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고도화에 필요한 첨단 기술을 제공한다면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는 물론 세계질서에도 거대한 회오리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대러시아 무기 제공도, 러시아의 대북 지원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결의 위반은 유엔 체제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행위다. 더 심각한 것은 이번 거래를 통해 북한이 정찰위성·핵잠수함·ICBM을 완성한다면 동북아의 안보 지형이 흔들린다는 점이다. 또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영토 공격을 자제토록 종용하며 상황을 관리해온 미국과 서방세계도 전략적 판단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 북·러 간 위험한 거래에 대해 미국이 연일 “전략적 실수” “응분의 조치” 등 강도 높은 경고장을 날리는 이유다.

사정이 이런데도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언반구 말이 없다. 관심사는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백현동 특혜 의혹 사건으로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한 이재명 대표 지키기뿐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론을 확산하고 있다. “‘이재명 죽이기’는 ‘김대중 죽이기’ ‘노무현 죽이기’와 닮았다”(정청래 최고위원), “이 대표를 저들의 아가리에 내줄 수 없다”(박범계 의원)는 말까지 나왔다. 국가와 국민의 안위보다 ‘이 대표 방탄’이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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