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죽어서 다행”이라던 아빠, 살아 돌아온 9세 딸을 안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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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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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핸드가 26일(현지시간) 아버지 토머스 핸드와 만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딸이 하마스에 끌려가 매 시간 고통받을 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죽음은 축복이다.”

지난달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9세 딸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아버지는 딸이 하마스에 붙잡혀 고통을 겪을 바에야 차라리 죽은 게 다행일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딸을 잃은 아버지의 애끊는 심정을 전하며 전 세계 사람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 토머스 핸드(63)가 하마스의 인질 석방으로 딸과 극적으로 재회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하마스가 25일(현지시간) 2차로 석방한 이스라엘인 인질 13명 중에는 당초 죽은 줄 알았던 에밀리 핸드(9)가 포함됐다. 에밀리는 납치된 지 49일 만에 다시 아버지와 만나게 됐다.

아일랜드계 이스라엘인 에밀리는 지난달 7일 키부츠에 있는 친구 집에서 잠을 자던 중 하마스에 납치됐다. 아버지 토머스는 이스라엘군에 의해 구출돼 생존할 수 있었지만, 며칠 내내 딸의 생사를 알지 못해 고통 속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후 토머스는 이스라엘군으로부터 딸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그는 딸이 고통 없이 죽어서 오히려 안도감을 느꼈다며 비통한 눈물을 흘렸다. 그는 지난달 11일 CNN 인터뷰에서 “그들이 ‘에밀리를 찾았다. 사망했다’고 말했을 때 나는 그저 ‘네’라고 답하며 미소 지었다”면서 “그게 내가 아는 가능성 중 가장 좋은 소식이기 때문”이라며 흐느꼈다.

토머스는 “그들(하마스)이 가자지구에서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는지 안다면, 그게 죽음보다 나쁜 것이다. 8세 아이가 하마스의 손에서 겪게 될 엄청난 고통을 상상할 수 없다”며 “그러니까 죽음은 축복이다. 절대적인 축복”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밀리의 장례식을 열어 앞서 몇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 옆에 묻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토머스는 지난달 31일 딸이 살아 있으며, 가자지구에 인질로 붙잡혀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이후 그는 언론 인터뷰 등에 적극 나서며 전 세계 정부에 인질 석방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촉구해왔다.

극적으로 에밀리를 되찾은 그의 가족은 CBS에 “힘들고 복잡한 심경의 50일을 보내고, 지금 우리의 감정을 표현할 만한 말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밀리를 다시 안을 수 있어 정말 기쁘다”며 “아직 돌아오지 못한 다른 인질들 모두를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납치 당시 여덟 살이었던 에밀리는 지난 17일 가자지구에서 9번째 생일을 맞았다. 당시 딸의 생일을 앞두고 토머스는 “에밀리는 오늘이 무슨 날인지, 낮인지 밤인지조차 모를 것”이라며 슬퍼했지만, 뒤늦게라도 딸과 함께 생일을 축하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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