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잣집 입양된 한화오션 때문에…HD현대중 노사, 올해 임협도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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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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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노사, 9차 교섭에서도 입장차 좁히지 못해
'조선업 호황'에 노조,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요구
노조 "기존 조선업 경영진과 정반대인 한화오션…경각심 가져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현대중공업
[데일리안 = 오수진 기자] HD현대중공업 노사가 지난 달부터 본격적인 임금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올해도 양측이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출범한 한화오션이 파격적인 임금 인상 개편안을 추진하면서, 그동안 업종 내 최고 대우를 받았던 HD현대중공업 노조의 요구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15일 열린 올해 임협 9차 교섭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조선 업황이 최근 좋아졌지만, 경영 구조는 여전히 좋지 못하단 입장을, 노조는 그동안 고통을 분담했으니 이제는 마땅한 처우를 받아야 한단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조선산업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노조가 제시하는 임금인상액의 규모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

올해의 경우에는 2분기부터 흑자전환이 예상됨에 따라 역대 최대 규모의 기본급 인상액을 제시했다.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과 함께 ▲교섭 효율화를 위한 공동교섭 TF구성 ▲신규채용 실시 ▲ESG 경영위원회 참여 보장 ▲노사 창립기념일 현대오일뱅크 상품권 각 5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이 담긴 요구안을 마련했다.

노조는 “8~10년의 고통을 1~2년으로 되돌릴 수 없다”며 “앞으로 (회사가)수년은 더 진심으로 노력했을 때 분위기가 개선되고 생산성도 향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회사가 안정적인 흑자 구도에 안착한 것은 아니기에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단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은 “회사 경영이 어렵다는 말도 맞겠지만 사실 불확실하다는 표현이 더 적합한 듯하다”며 “밀린 공정, 후판가, 저가 수주 잔량 등 무거운 문제들로 과도기에 있는 상황에 불확실한 조건들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의 출범으로 비교 대상이 생기면서 노사 간 이견을 좁히긴 더 힘들어졌다. 노조는 한화그룹으로 편입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기존 조선업의 경영진과 180도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사측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최근 한화오션은 직군 별로 순차적으로 진행한 임금 체계 개편 설명회를 지난 13일 종료하고, 현재 근로자들의 의견을 취합 중이다. 임금 수준은 동종 업종 상위 수준으로 상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화오션은 올해 매출 목표를 달성할 경우 300%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도 결정했다.

노조는 “한화가 한화오션을 인수하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이전에는 현대중공업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화의 과감한 투자로 판도가 바뀔지도 모르겠다. 기술인력, 임금, 복지 등 한화의 변화를 안일하게 생각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HD현대중공업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한화오션이 파격적인 임금 개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부터 술렁이는 분위기다. 조선산업이 인력난에 시달리게 된 가장 큰 이유 처우 문제란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 산업이 호황이던 2000년대 중반 2010년 정도까지는 현재 HD현대중공업 노조처럼 서로 눈치를 보며 협상을 진행하고 경쟁사들을 언급하며 임금 인상을 강력히 요구하기도 했었다”며 “지금의 경우 그때처럼 상황이 완전히 좋아진 것도 아니고 2년 전 HD현대중공업이 임금 체계를 개편한 바 있어 노조의 주장이 통할 진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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